공무원 부부였던 부모님이 직장을 그만두고 함께 사업을 시작했다. 부모님은 다른 사람의 힘을 활용하여 사업을 확장하는 것을 원치 않으셨다. 부모님이 아무리 열심히 일을 해도 소상공인을 벗어나지 못한 이유는 협업과 정보공유를 회피하는 폐쇄적인 영업전략 때문이었다.
나는 남들보다 더 노력하면서도 넉넉하지 못한 부모님을 바라보며 자랐기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 대한 애착이 깊었고, 지금은 중소기업청에서 소상공인 지원을 담당하게 되었다. 그리고 5인 이상의 소상공인으로 구성된 협동조합에 최대 1억원을 지원하는 ‘소상공인 협동조합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면서, 소상공인이 나아갈 바람직한 방향을 보게 되었다.
소상공인 현장평가에서 접한 상인들은 개별적으로는 ‘장사는 잘 되어 그럭저럭 먹고 살만큼 돈을 벌지만,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낮은’ 가게였다. 그런 소상공인들이 뭉쳐서 함께 브랜드를 만들고, 공동설비로 제품을 만들어 ‘공동물류시스템’으로 적시에 고객에게 배송하며 공동홈페이지를 운영해 마케팅에 나선다면 소상공인 혼자 하는 것보다 더 큰 효과가 날 것이다.
소상공인을 벗어나 더 큰 가게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을 믿고, 자신의 것을 공유하며 협력하는 개방적인 마음자세가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해볼 일이다.
소상공인이 중소기업으로 커가고 대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청의 역할도 중요하다. 개별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정책도 필요하지만 소상공인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청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소상공인 협동조합 활성화 사업’에 많은 소상공인들이 참여하여 새로운 도전의식과 꿈을 찾았으면 좋겠다. ‘나는 평생 서민’이라는 체념으로 불평이나 현실안주에 그칠 것이 아니라, ‘협업’과 ‘공유’에서 부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보면 어떨까 생각한다. 언젠가 우리청이 지원한 소상공인 협동조합이 국내와 해외시장을 아우르는 업체로 성장하여 세계적인 우수사례로 주목받는 가슴 벅찬 날을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