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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세 잎 클로버의 행복

 

세월은 유수와 같다는 말이 실감나는 요즈음이다.

2014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많은 다짐을 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두 장밖에 남지 않은 달력 앞에서 아무것도 한 게 없다는 아쉬움과 후회스러움이 교차하기도 한다.

직장 창문 밖으로 보이는 물안개 자욱한 팔당호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한 구절의 시어(詩語) 저절로 떠오를 것 같은 착각을 느끼기에 충분한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고 감사할 줄 모르는 무정한 자신이 야속하기도 하고.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삶이 멋진 삶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주어진 현실에 힘들어하고 고통스러워하는 것은 아닌지 반성을 해 본다.

클로버가 무수히 많은 풀밭을 지나칠 때면 우리는 네 잎 클로버를 찾느라 정신이 없다.

네 잎 클로버는 나폴레옹이 네 잎클로버를 보려고 고개를 숙이는 순간 총알이 빗겨갔고 이로 인해 행운을 나타내는 꽃말이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세 잎 클로버의 돌연변이종으로 찾아내기란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세 잎 클로버는 일상에서의 행복을 뜻하지만 사람들은 매일 경험하는 행복은 모르는 체 네 잎 클로버의 행운이 자기에게 찾아오길 바란다.

이렇듯, 일상의 삶 속에서 행복한 것들이 도처에 널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네 잎 클로버의 행운을 찾는 데에만 몰두하는 게 오늘 우리들의 자화상이 아닌가 싶다.

모 방송에서 진행자의 질문에 대한 두 사람의 대답을 통해 우리들이 진정 감사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를 깊이 성찰하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시각장애인이면서 시각장애인안과병원을 운영하고 있고 모 병원장이 세상에서 하고 싶은 게 무엇이냐고 묻자, “아내와 아이들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싶은 게 소원”이라고 했다

한 번의 실수로 교도소에 수감된 젊은 10대 후반의 한 젊은이에게도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게 뭐냐”고 질문을 하자, 한 치의 주저함도 없이 “가족과 함께 자장면 한 그릇 먹고 싶다”라고 대답을 한 방송사의 인터뷰 기사는 지금도 뇌리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자장면 한 그릇 가족과 함께하는 것은 지극히 평범한 일이다.

이렇듯 우리들은 일상에서 감사한 일이 수없이 많음에도 이를 깨닫지 못하고, 네 잎 클로버의 행운만을 갈구하며 하루하루 고달프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꿈과 희망은 누구나 가져야 될 뿐 아니라 꿈이 없는 삶은 죽은 삶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우선 주변에 널려 있는 행복한 것들을 만끽할 때에만 미래의 행운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임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중동이나 히말라야 고산지대를 여행하면서 물과 산소가 부족하여 어려움을 겪어 본 사람이라면 마음껏 마실 수 있는 물과 얼마든지 들이마실 수 있는 공기가 지천에 널려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를 우리는 쉽게 깨닫게 될 것이다.

현재의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지나친 욕심으로 일을 그르치는 경우를 주변에서 자주 목격하게 된다.

예약도 하지 않고 식당에 도착하자마자 “빨리 빨리”를 외치는 한국사람 특유의 조급함 또한 세 잎 클로버가 던져주는 진정한 행복의 가치를 깨닫지 못하는 데에서 기인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6·25전쟁 후 60~70년대 한강의 기적이라고 일컬어지는 경제적인 부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짧은 기간에 압축 성장의 경제 기조를 통해서만 가능했다는 사실을 부인하는 이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다.

세 잎 클로버와 같이 지천에 널려있는 행복한 많은 것들에 감사할 줄 아는 가운데 네 잎 클로버의 행운을 찾아도 늦지 않다는 말을 강조하고 싶을 뿐이다. 일희일비(一喜一悲)하는 조급함과 지나친 욕심으로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한 순간에 날려버리고 후회하는 어리석은 짓은 결코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세 잎 클로버가 의미하는 일상의 수많은 행복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보는 시간이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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