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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다양성과 균형성이 공존하는 사회

 

울긋불긋 곱게 물든 각양각색의 단풍을 보며 자연이 주는 다양함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던 가을이 가고 겨울의 문턱에 들어섰다. 자연의 다양성은 아름다움을 넘어 생태계를 더욱 균형 있게 순환시키고 유지시켜준다. 인간도 서로 모습이 다르고 생각과 행동이 다르다.

그런데 자연이 다양성의 아름다움을 발산하는 것과는 달리 인간은 같으면 아군, 다르면 적군으로 여기는 흑백논리와 이분법적 사고에 젖어있다. 자기와 다르다는 이유로 경계하고 적대시하며 어떠한 제안이나 충고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 이처럼 양분되어 있는 사회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먼저 다양한 가치를 추구하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 교육은 서로 다르게 태어난 아이들에게 모두 같은 것을 학습시켜 지식과 생각, 행동을 비슷하게 만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학교에서 어렵게 같아지고 나면 사회에서는 다시 서로 달라져야 한다고 한다. 서로 다른 아이들을 모두 비슷하게 만들어 놓고서는 다시 달라지라고 하는 모순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결국 사람들은 달라져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뒤질 수밖에 없다.

처음부터 같아지게 하는 교육이 아닌 달라지게 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 학생들의 다양한 잠재능력을 존중하고 계발해 주어야 한다. 우리 교육의 고질적인 병폐인 획일성과 결과 위주의 지식 중심 교육을 다양성과 과정 위주의 체험 중심 교육으로 바꾸어야 한다.

첫째, 다름을 인정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먼저 나의 생각, 신념, 태도, 행동방식 등이 내가 태어나서 자란 가정이나 사회의 문화 속에서 형성되었으며, 다른 환경과 문화 속에서 자란 타인은 나와 다를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이 깨달음이 자기중심주의에서 벗어나 나와 다름을 ‘틀림’으로 단정 짓지 않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게 한다.

나아가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은 적이 아니라 은인이며, 다르다는 것은 경계와 증오의 대상이 아니라 호기심과 열망의 대상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더불어 살아가는 인성은 다름을 인정하는 데서 길러진다.

둘째, 학생중심의 여러 줄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각자 얼굴이 다른 것처럼 아이들의 잠재능력은 다양하고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능력도 다양하다. 그런데도 아직도 교실현장에서는 공정이라는 이름으로 한 줄 세우기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식보다 기능, 창의성, 도덕성, 감성이 더 필요한 영역에서도 지적 능력으로 한 줄로 세워 우열을 가리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 교육은 한 줄로 세우는 획일성에서 벗어나 여러 줄로 세우는 다양성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타고난 잠재능력에 따른 여러 줄 세우기 교육으로 저마다 행복한 삶을 열어주어야 한다.

셋째,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어떤 현상을 보는 시각은 사람마다 다양할 수 있다. 이런 다양함을 인정하지 않고 겉모습만 보고 함부로 판단하여 다양성을 묵살하는 것은 그 사람의 삶과 인격을 모독하는 폭력이 될 수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심각한 갈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는 다양성 존중에 있다.

민주주의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제도이다. 사회구성원 각자의 생각과 가치관이 다를 수 있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은 현실에 엄연히 존재하는 상대와의 차이를 포용하는 일이다.

또한 다양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바로 균형성이다. 지나치게 한 쪽으로 편중된 시각은 위험하며 올바른 판단을 그르치게 한다. 균형이 없는 다양성은 우리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혼란스럽게만 할 뿐이다. 다양성을 주장한다면 그에 못지않게 균형을 맞추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

모든 것이 조화로울 때 아름답다는 것은 영원불변의 진리이다. 조화로운 다양성과 기울지 않는 균형성이 공존하는 사회가 갈등과 반목을 해결하고, 풍요로움과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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