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서 새로운 정치가 시작됐다. 경기도청 정면 건물에 붙어있는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엽니다’라는 글귀처럼 정말로 경기도가 한국 정치의 미래를 열 수 있을 지도 모른다. 도의회 새정치민주연합이 24일 의원총회에서 이기우 전 국회의원을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 최종 후보자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남경필 경기도지사의 정치실험인 ‘연정’(聯政)이 본궤도에 올랐다. 남 지사는 당선인 신분이던 지난 6월 11일 새정치민주연합에 경기도 연합정치를 정식제안했다. 한국정치사에서 누구도 가지않은 길을 가겠다고 한 것이다.
그리고 야당에 부지사 추천을 요구했다. 야당은 처음에 마뜩치 않게 생각하는 듯 했으나 남지사의 진심을 알고 이를 수락, 이기우 전의원을 경선 끝에 후보자로 선출했다. 우선 연정이라는 길을 가겠다는 남지사와 이를 수락한 야당 모두에게 찬사를 보낸다. 양 진영 모두에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동안 여러 차례 정책협의회를 거쳐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장 인사청문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도민들의 큰 관심 속에서 9월 4~12일 경기개발연구원, 경기도시공사, 중기센터, 경기문화재단 등 4개 공공기관장 인사청문회가 실시되기도 했다.
이어 지난 11일 경기도 연합정치 실현을 위한 공동 협약문을 체결하고 마침내 24일 사회통합부지사 최종 후보자로 이기우 전 국회의원이 선출된 것이다. 남 지사의 말처럼 여야가 함께 연정을 이뤄내 행정을 제공하는 것은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초유의 일이다. 남 지사는 국민들이 원하는 싸우지 않는 정치, 권력분산의 정치가 경기도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사회통합부지사와 함께 도정을 잘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야당인사인 강득구 도의회의장도 이에 화답했다. 도의회와 도가 잘 협력해 지방자치시대의 모범이 되겠다고.
남 지사의 ‘작은 이해관계 때문에 이 큰 걸음을 실패한다면 정치를 후퇴시키는 우를 범하는 것이다’란 소신은 ‘내 것을 내놓지 않고는 사회통합이 요원하다’라는 말과 상통한다.
우리는 경기도의 연정이 ‘상생과 통합의 경기도’를 만들고 더 나아가 ‘상생과 통합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실험이 되길 바란다. 지금 한국은 진보와 보수, 부자와 서민, 동쪽과 서쪽 등 이념·빈부·지역간의 갈등으로 심각한 병을 앓고 있다. 이를 해결해야할 정치는 손을 놓고 있다. 좀 더 두고 봐야 알 일이지만 한국정치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경기도 연정에 지지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