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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수업중 포옹, 키스 모른 척해도 되나

 

한국교총이 지난 2012년 초·중·고 교사 18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교내에서 남녀 학생이 손잡거나 팔짱 낀 모습을 본 적이 있다’는 교사가 무려 82.51%에 달하고 학생 간 포옹을 목격한 경우는 32.24%, 키스를 목격한 경우 18%요, 심지어 수업 중 애정표현을 목격한 경우도 15%‘라니 교실이 맞는 지 의심이 든다.

학교가 어떤 곳인가? 헌법에 보장된 신체의 자유조차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머리카락 길이조차 ‘귀밑 3Cm’로 못박고 위반할 경우 문제아 취급을 받는 곳이다.

자기 얼굴에 화장을 하거나 머리카락에 염색을 해도 그렇다. 지각을 하는 학생, 휴대폰을 가지고 다니는 학생, 피곤해서 수업시간에 잠깐 엎드려 눈을 붙이는 행위조차도 용납하지 않는 게 학교다.

두발길이까지 문제 삼는 학교가 학생들의 이성간의 탈선을 왜 모른 채 하고 있을까? 공부를 해야 할 학생이 이성에 눈을 떠 집착을 한다면 공부가 될 리 없다. 자칫 임신을 하거나 미혼모가 나올 수도 있다.

한 사람의 인생 진로를 바꿔놓을 심각한 문제를 학교가 교육적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겠는가? ‘학생 간 포옹을 목격한 경우는 교사가 32%나 되고, 키스를 목격한 경우 18%, 심지어 수업 중 애정표현을 목격한 경우도 15%라는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면 이게 학교가 맞는가?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성에 일찍 눈뜨는 이유는 우리사회가 성을 상품화한 상업주의 문화의 영향이 크다.

인터넷의 발달로 학생 대부분이 소지하고 있는 휴대폰 문화에서 성은 더 이상 비밀스러운 얘기도 아니다. 여기다 성을 쉬쉬하고 터브시하는 전통적인 윤리의식이 한 몫을 하고 있다.

학교가 성교육을 하지 않는 게 아니다.

교육부는 초·중·고교에서 연간 15시간씩 성교육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강제조항도 아이다.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는 성교육도 내용면에서 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해 이미 다 알고 있는 ‘시시한 얘기’라 귀 기울이는 학생들이 없다. 그렇다고 다른 나라처럼 노골적인 성교육을 하면 어린 학생들에게 그런 걸 왜 가르치는가 라는 학부모들의 반발이 쇄도할 것이다.

독일의 경우, 성교육이 국민공통교육과정에 포함돼 비중 있게 다뤄질 뿐 아니라 임신이나 질병의 위험에 대한 예방교육에 초점을 두고 실질적인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성 교육은 각 주 학교법에 규정돼 있을 뿐 아니라 국민공통 교육 과정 속에 포함되어 있는 필수과목이다. 독일의 성교육은 “성에 대한 책임감과 올바른 판단력을 심어주고 성적 대상으로부터 무시, 경멸, 성적 이용이나 성폭력에 대응할 수 있는 예방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한다.

교육을 책임지고 지도·감독을 해야 할 지역교육청은 왜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외면하고 있을까?

이제 청소년들의 성문제는 더 이상 덮고 감출 단계가 아니다. 사회문제로 비화된 청소년들의 성, 쉬쉬하고 덮을 게 아니라 학교가 교육을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교육관련 단체들이 나서서 지혜를 모아야 하지 않을까?

<본 글은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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