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사람들로서는 또 다시 악몽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 몇 년 전 우위엔춘이라는 중국인이 저지른 천인공노할 범죄에 이어 이번엔 팔달산에 장기 없는 사체가 유기된 것이다. 사실 수원사람들은 억울하다. 피해자다. 우위엔춘은 수원사람이 아닌 분명한 중국인이고 이번에 발견된 사체도 어디서 살해됐는지 누가 유기했는지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흡사 수원이 범죄의 온상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인식의 배경에는 외국인노동자들이 수원과 인근 안산, 화성에 집중돼 살고 있다는 점도 있다. 특히 불법체류자들이 의심을 받고 있다.
물론 지금까지 피해자의 혈액형이 A형이라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밝혀진 것이 없는 상태에서 이번 사건의 혐의를 외국인노동자들에게 덮어씌우려는 자세는 옳은 것이 아니다. 그러나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사건을 저질렀을 경우 영구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만약에 이번 사건의 범인이 불법체류 외국인라면 검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철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하는데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실제로 며칠 전 질병으로 숨진 한 네팔 노동자도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와서 15년이나 머물면서 일을 했다. 그러나 그는 불법체류자였다.
지난 10월 전국적으로 불법체류자가 처음으로 20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하지만 수원출입국사무소는 관내 1만8천~2만명 정도가 불법체류 중일 것으로 예상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왜 예상으로 그칠 수밖에 없는가 하면 관내 등록 외국인만 파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비전문취업(E-9)자격으로 입국한 외국인들이 기존 업체에서 타업체로 옮기거나 타지역으로 이동할 때 신고하지 않으면 불법체류자가 된다. 그런데 우리나라 관리 시스템으로는 이런 행태를 전혀 파악할 수 없다. 따라서 자진신고나 제보가 없으면 불법체류자 단속은 어렵다.
정당하게 취업한 외국인 근로자들은 보호받아야 한다. 그러나 신원조회가 안 되는 불법체류자들에 대한 단속은 당연히 지속적으로 실시돼야 한다.
지난 2월 용인에선 총기까지 든 한국경찰을 대상으로 돌을 들고 반항하면서 부상을 입히고 도망친 외국인도 있었다. 외국인에 대한 편견은 안 되지만 불법단속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우리나라 땅에 외국인 수십만명이 불법체류를 하고 있는데 정확한 숫자조차 파악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심란하다. 불체자들의 살인, 성폭행 등 강력 범죄행위가 급증하고 있는 시점에서 보다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