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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방어와 부시리

‘방어’와 ‘부시리’는 외형적으로 거의 구분되지 않는다. 그래서 미식가들 사이에서도 방어와 부시리가 ‘같은 종이다’, ‘아니다’를 놓고 가끔 의견이 충돌한다. 특히 겨울진미 방어가 제철인 요즘 많다.

위턱의 후단부가 네모나게 각이 져 있으면 방어, 둥근 형태를 취하면 부시리라고 한다.

그러나 외형으로 구분이 어디 쉬운 일인가. 맛도 비슷해 더욱 그렇다. 다만 가장 맛좋은 시기가 방어는 12월부터 1월사이, 일본에서 ‘히라마사’ 또는 ‘히라스’라고 부르는 부시리는 여름에서 가을 사이로 다를 뿐이다.

방어는 지역과 크기에 따라 이름이 다양하다.

강원도에서는 15센티미터 이내를 떡마르미, 40센티미터 내외의 중간 것을 이배기, 60센티미터 이상의 큰 것을 사기라 부른다. 경북에서는 10센티미터 내외를 곤지메레미, 15센티미터 내외를 떡메레미, 30센티미터 내외를 메레기 혹은 되미, 60센티미터 이상을 방어라 부른다. 조선후기 실학자 서유구가 지은 물고기 백과사전‘전어지(佃漁志)’에는 무태방어(無泰 魚)라 기록되어 있다. 무태방어란 살에 지방이 많고 특히 큰 방어를 일컫는 말이다

요리법도 다양하다. 주로 횟감으로 즐겨 먹지만 구이, 튀김, 산적 등도 미식가의 입맛을 사로 잡는다. 특히 4킬로그램 이상 되는 방어의 뱃살은 최고급 횟감으로 친다. 방어 요리의 으뜸인 회는 독특한 향을 지닌 지방성분 덕분에 구수한 맛과 탱탱한 식감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붉은 살이 많아 시각적으로도 입맛을 돋운다.

방어가 요즘 제일 맛있는 것은 겨울에 지방성분이 많을 뿐 아니라 히스티딘과 같은 엑기스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란 후에는 지방성분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여름에는 별로 인기가 없다.

맛 뿐만 아니라 단백질, 미네랄, 비타민 등 영양도 풍부해서 고혈압, 동맥경화, 심근경색 뇌졸중등 성인병을 예방해준다. 특히 비타민D가 가다랑어 다음으로 많은데, 청어의 9배나 된다고 한다. 비타민D는 체내에서 칼슘과 인의 흡수를 도와주기 때문에 골다공증과 노화 방지 효과도 뛰어나다.

방어정미( 魚 尾). 방어의 꼬리는 평소엔 희지만 피로하면 붉어진다고 해서 붙여진 말이다. 요즘도 너무 피로하여 초췌해진 사람에게 이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연말 여기저기 술자리도 많고 몸도 피곤하다. 지친 심신을 제철 방어회로 풀어보는 건 어떨까.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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