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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현상금 50만원

명태만큼 다양한 이름이 있는 생선도 드물다. 어류학자 정문기 박사가 쓴 '어류박물지'에는 무려 19개의 별칭이 나온다. 신선한 생태를 뜻하는 선태(鮮太)를 비롯 말린 건태, 반쯤 말린 코다리, 얼린 동태. 잡히는 시기에 따라 일태 이태 삼태 사태 오태 섣달받이 춘태라 불렀고 크기에 따라 대태 중태 소태 왜태 애기태로 나눴다. 새끼는 노가리다. 북쪽 찬바다에서 온 고기라는 뜻의 북어(北魚)는 껍질이 하얗게 된 백태,검은 색이 나는 흑태 등으로 구분한다. 북어중엔 황태를 최고로 친다.

어디 그뿐인가. 요리 방법도 무궁무진하다. 전은 제사상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이고 국이나 찌개는 술꾼들의 속풀이 단골 메뉴다. 내장은 창란젓, 알은 명란젓 , 머리는 귀세미젓으로 담갔다. 구이나 두부장 식해 순대 등도 별미로 꼽힌다. 이처럼 어느 부위 하나 버리지 않고 요리로 만드니 그야말로 서민 생선의 지존이나 다름없다. 심지어 알을 많이 밴다고 해서 혼례식에서까지 대접받았다. 국민의 사랑이 얼마나 컸으면 생선이 주인공이 된 유일한 한국 가곡까지 나왔겠는가. 바리톤 오현명이 부른 이 가곡은 겨울이면 지금도 가끔 선율은 탄다.

간에서 나온 기름으로 등잔을 밝힌다고 해서 이름 지어졌다는 명태(明太). 그러나 조선말 문신 이유원이 지은 임하필기(林下筆記)에는 다른 유래도 적혀있다. ‘어느날 함경도백(道伯)이 맛있게 먹은 생선의 이름을 물었으나 아무도 모른채 다만 명천에 사는 어부 태씨가 잡은 것이라고 하니 산지인 명천의 명(明)자와 어부의 성 태(太)자를 따서 명태라고 이름붙였다’는게 그것이다.

명태는 한때 많이 잡힌다고 해서 산태(山太)라고도 불렸다. 1940년대 우리나라 명태의 전체 어획량은 22만톤에 달했다. 그러나 1950년 연간 1만~2만톤으로, 2007년엔 35톤으로 급감하더니 요즘은 거의 자취를 감추었다. 하지만 지금도 명태는 한 해 소비량이 35만톤에 이를 정도다. 후코시마 원전사태이후 대부분 러시아에서 들여온다.

해수부가 국내산 명태의 부활을 위해 현상금을 내걸었다고 한다. 명태 구하기가 바다에서 바늘 찾기만큼이나 어렵자 수정란 확보를 위해 살아있는 명태를 잡아온 어민에게 마리당 50만원의 사례금을 지급하기로 한것이다. 이와함께 죽은 명태도 마리당 5만원 이상의 사례금을 지급한다고 하는데 ‘씨’마른 명태‘살리기 프로젝트’가 눈물겹다. 부디 성공을 기원한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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