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은 개성공단의 첫 제품인 이른바 ‘통일냄비’가 출하된 지 10주년을 맞는 날이었다. 통일냄비는 남측의 한 주방기기업체가 출하한 제품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판문점에서 개성까지 거리는 8㎞에 불과하다. 개성공단이 형성된 것은 남측의 우수한 기술과 자본, 북측의 토지와 노동력에 착안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민족의 숙원인 통일을 위해 남북교류협력의 새로운 장을 마련했다는 데 더 큰 의의가 있었다. 남북의 상징적인 관계 개선 사업인 금강산 관광과 함께 남북의 획기적인 관계개선을 이룬 것이다. 투자보장 등 경협합의서가 발효됐던 사업은 당사자인 남북한은 물론 전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지만 우여곡절도 많았다.
특히 지난해 4월 북한의 통행제한에 이어 북측 근로자의 일방적 철수로 조업이 중단됐고, 5월엔 남측 인력도 철수함으로써 개성공단은 폐쇄됐다가 9월에야 재가동됐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이 개성공단을 두고 ‘남북의 이념과 체제를 뛰어넘은 옥동자’라는 말을 했다. 그러면서 개성공단 입주기업이 요청한 물류단지 조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남 지사는 개성공단 입주기업 간담회에서 ‘경기도 연정’을 옥동자라고 하지만 ‘원조 옥동자’는 개성공단이라고 했다. 이념과 체제를 넘어선 개성공단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날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들이 남지사에게 물류단지 조성을 건의한 것은 정치적 특수성을 갖고 있는 개성공단이 남북관계 악화로 가동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것이다.
이에 남지사는 물류단지 조성 문제는 체계적인 조사를 통해 장기적 계획을 세워나가겠다면서 “신중하지만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 기업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와 달라”고 밝혔다. 도 관계자 역시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조합을 조성해 의견을 모은다면, 도에서도 함께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한다. 내년 예산안에 물류단지 조성을 위한 연구용역비를 반영할 방침이다.
아울러 킨텍스 내 개성공단 생산품 전시를 위한 상설전시관 운영, 해외 판로 추가 확보를 위한 공동 노력, 추가 긴급 금융 지원 등의 건의에도 공감을 표했다. 다만 이견이 있는 해외 판로 모색, 금융지원 등 기타 건의 사항은 계속적인 토론을 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 연정’에서도 느낀 바 있지만 남 지사는 참 합리적인 정치인인 것 같다. ‘갈등을 치유하고 새로운 화합과 통일의 개척자로써 개성공단이 역할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그의 의지를 성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