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당 5락’…! 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낙방이라는 말의 줄임 말이다. 한창 잘 먹고 충분히 자야 할 청소년들이 4시간 자면 대학에 붙고, 5시간 자면 대학에 떨어지는 현실… 아마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현상이리라. 그런데 이게 웬일… 고등학생도 아닌 초등학생들조차 4당 5락도 아닌 4당 3락이라니….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려면 자신의 실제 학년보다 4개 학년을 앞서 공부해야 하고 3년 앞서면 떨어진다’는 뜻이다. 선행학습의 심각성이 사회문제가 돼 선행학습금지법까지 만들었지만 선행학습이 줄어들기는커녕 중·고교생은 물론 초등학생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말대로라면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은 5학년 공부를, 6학년 학생은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배우는 공부를 미리 해야 한다는 뜻이다.
방학을 앞두고 일부 극성 엄마들의 치맛바람이 불고 있다. 학원들은 방학을 맞아 ‘선행학습 특수’를 누릴 특강반을 경쟁적으로 준비하고 있는가 하면 일부 극성 학부모들은 소규모 과외방 형식으로 수도권 유명 강사들을 초빙, 한 과목당 50만~100만 원의 수강료를 지불하는 선행학습 과외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오죽하면 ‘잉글리시 푸어’, ‘빨대족’, ‘돈스쿨’이라는 신조어까지 유행하고 있을까?
학교를 한 발짝만 나가면 우리 사회는 온통 폭력의 지뢰밭이다. 돈이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다는 상업주의며, 저능아 수준의 정치판이 그렇다, 일류대 졸업장 하나로 평생을 우려먹고 사는 학벌은 또 어떤가? 살아남기 위해 4당 3락이라는 현실은 부모들의 이기적인 폭력이 아닐까? 그래서 경쟁에 살아남아 일류학교에 입학하고 일류대학을 나와 원하는 돈과 지위와 명예를 모두 얻었다고 치자. 그런 사람이 정말 교육이 길러낼 이상적인 인간상이요, 존경받는 인격자일까? <본 글은 ‘김용택의 참교육 이야기’에서 발췌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