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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동백(冬栢)이야기

동백(冬栢)은 이른 봄이 아닌 한겨울에도 꽃을 피운다. 때문에 옛사람들은 잎보다는 꽃으로 추위를 견딘다고 해서 그 기개를 높이 찬양하면서 매화와 함께 귀히 여겼다. 조선 선비들은 소나무·대나무·매화나무를 세한삼우(歲寒三友)라 부르기도 했지만 동백을 더해 엄한지우(嚴寒之友)라 치켜세우기도 했다..

따라서 문학작품에도 동백은 많이 등장한다. 한시에서 최초로 동백을 읊은 시인은 고려시대의 이규보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문헌상에서 동백이란 식물의 이름이 등장하는 최초의 기록이기도 하다. 그는 ‘동백화(冬栢花)’라는 제목의 시에서 이렇게 노래 했다. 복사꽃 오얏꽃 비록 아름다워도/ 부박한 꽃 믿을 수 없도다 /송백은 아리따운 맵시 없지만 /추위를 견디기에 귀히 여기도다/여기에 좋은 꽃 달린 나무가 있어/눈속에서도 능히 꽃을 피우도다 /곰곰 생각하니 잣나무보다 나으니/동백이란 이름이 옳지 않도다.

동백섬으로 잘 알려진 거제 지심도에는 1천년이 넘는 동백고목들이 지금도 자태를 뽐내고 있다. 여수 오동도에는 ‘여심화(女心花)’라 부르는 동백이 지천이며 전남 강진 백련사동백숲은 고려시대부터 이름난 명물이다, 전북 고창 선운사에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400-600년된 동백들이 즐비하다.

동백은 동양의 나무이지만 그 정열적인 붉은 색깔의 꽃은 서양에서 많은 노래와 시와 소설의 소재가 됐다. 그 중에서도 대표적인 게 프랑스 화류계 병약한 여성의 순애보적 사랑과 죽음을 그린 알렉상드르 뒤마(Dumas fils)의 소설 ‘동백 아가씨’다. 그리고 베르디(G. Verdi)는 이를 오페라로 만들었다. 그것이 유명한 ‘라 트라비아타’ 즉 ‘춘희(椿姬)’다.

우리나라에선 동백이 여인들과도 친근했다. 기름은 여인의 머릿매를 맵시있게 해준 꼭 필요한 필수품으로 사용했다. 나무는 아들을 많이 낳는 것을 돕는다고해서 묘장(卯杖) 또는 묘추(卯錐)라는 이름의 막대기를 만들기도 했는데 여자의 임신을 돕기위해 이것으로 엉덩이를 쳤다고 한다.

‘겸손한 마음’, ‘그대를 누구보다도 사랑합니다’ 라는 꽃말의 동백은 예전엔 혼례식장에서 굳은 약속의 상징으로 쓰이기도 했으며 ‘허세 부리지 않다’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한다. 농친청이 이런 동백을 1월의 꽃으로 선정했다. 올 한해 동백처럼 겸손한 마음으로 모두를 사랑 했으면 좋겠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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