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여성가족부에서는 가정폭력 실태조사를 실시하였는데 부부간 폭력 발생률이 45.5%에 이르고 있다. 일반인의 인식으로는 아직까지도 ‘가정폭력’하면 부부폭력을 떠올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 사실 가정폭력으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그 자녀들이다. 아이들에게 가정폭력은 바깥으로 알려져서는 안되는 부끄러운 일이기에 상담을 통한 치료도 쉽지가 않다. 그래서 가정폭력은 단순히 부부간의 폭력으로만 끝나지 않고 나아가 학교폭력이나 성폭력과도 밀접하게 이어지는 것이다. 막다른 길에 막혀버린 이들에게 비행은 달콤한 탈출구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것 뿐 만이 아니다. 한 가정에서 아버지의 가정폭력을 보고 자란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 자신도 모르게 아버지의 삶을 반복하여 가정폭력을 저지르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물론 가정폭력 경험이 있는 아이들이 반드시 가정폭력을 저지른다는 법은 없다. 하지만 반복되는 가정폭력의 이미지가 무의식 속에 똬리를 틀고 있다가 감정이 폭발해 이성을 잃었을 때 발현되는 경우가 종종 있기에 무시할 수 만은 없는 사실이기도 하다. 가정폭력은 단순히 가정폭력으로 끝나지 않는다. 이 시대를 이끌어갈 자녀세대를 비행으로 내몰아 결국에는 또 다른 폭행, 절도, 강도, 성폭력이라는 범죄를 야기시킨다는 점에서 이것은 모든 범죄의 뿌리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가정폭력을 뿌리뽑을 수 있을까? 강력한 제도 만으로는 결코 현 상황을 바꿀 수 없다. 이웃 주민에서 학교 선생님 그리고 경찰까지 사회 각계 각층의 관심과 가정폭력이 이 사회 모든 범죄의 근간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없다면 이는 결국 소리없는 아우성이 될 것이다. 옆 집에서는 들려오는 아이들의 비명소리, 더 이상 외면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