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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호수요정 빙어

빙어(氷魚) 이름은 다양하다. 전라도 지역에서는 민물멸치, 멸치, 충청도는 공어, 경기와 강원은 메르치, 뱅어, 백어등으로 불린다. 옛 문헌에는 빙어가 아니라 동어(凍魚)로 기록되어 있다. 이 중 빙어와 공어(公魚)란 이름이 가장 많이 쓰인다, 빙어라는 이름은 조선말의 실학자인 서유구가 ‘전어지’에 ‘동지가 지난 뒤 얼음에 구멍을 내어 그물이나 낚시로 잡고, 입추가 지나면 푸른색이 점점 사라지기 시작하다가 얼음이 녹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하여 얼음 ‘빙’(氷)에 물고기 ‘어’(魚)자를 따서 ‘빙어’라 불렀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세종실록지리지엔 과어(瓜魚)라는 것이 실려 있고 그 뒤에 편찬된 여러 문헌에도 과어라는 기록이 나온다. 이 물고기가 바로 빙어라고 한다. 실제로 우리나라 동해안 북부에 분포하는 바다빙어는 몸에서 오이와 비슷한 냄새가 난다고 해서 오래전부터 오이과(瓜)자를 붙여 과어라고 불렀다. 조선시대 백과사전인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도 과어는 그 맛이 오이와 같다고 기록되어 있다.

빙어는 원래 산란과 성장을 위해 바다와 민물을 오가던 물고기다. 하지만 바다에 나가지 못하고 민물에 갇혀 살게 되면서 지금의 생태를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송어가 바다에 나가지 못하면 산천어가 되는 것과 비슷하다.

전국 각 저수지에서 번식하는 빙어는 대부분이 1925년 함경남도 용흥강에서 도입된 것이다. 지금은 국내 민물 어디서나 잡히는 어종이 됐지만 아직도 순수 토종 빙어는 충북 제천의 의림지에서만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호수의 요정’이라 불리기도 하는 빙어는 이름 그대로 물이 꽁꽁 어는 북쪽일수록 살이 단단하고 맛이 깨끗하다. 특히 북한강 줄기에 있는 춘천호, 소양호 등지의 빙어를 제일의 맛으로 친다. 수온이 높을 땐 몸의 크기를 키우지 않는다. 그러나 겨울이 되면 급격하게 몸집을 키운다. 커봤자 15Cm 안팍이지만 산란을 준비하기 위해서다. 얼음이 얼면 얼음판 바로 밑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다가 봄이 오기 전 산란을 하고 1년의 생을 마감한다.

요즘 경기 북부지역을 비롯 전국 하천과 호수에서 빙어낚시와 축제가 한창이다. 덩달아 은빛요정들의 수난시대(?)인 겨울도 깊어가나보다.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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