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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아이들 꽃으로도 때리지 말아야

 

이쯤 되면 국민적 공분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세월호 참사 이후 최고의 충격”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김 대표는 최근 서울 강서구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당 안심보육 현장정책간담회에서 '인천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에 대해 '세월호 참사 이후 최고의 충격'이라며 특단의 대책 마련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그 장면이 계속 TV에 방영되는 걸 보며 '그만 좀 방영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너무나 큰 충격적인 일이었다”고 말했다.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보육교사의 아동 폭행사건 얘기다. 마치 양파 껍질 벗기듯 하루가 지나면 온통 어린이집 폭행 관련 소식이 지면을 가득 메운다. 모든 이슈를 삼켜버리는 블랙홀 같다. 그 만큼 우리 미래에 대해 폭행하는 반인륜적 범죄에 대한 단죄의 목소리가 높다는 반증이다. 경찰은 전국 어린이집 4만3천752곳과 유치원 8천826곳을 대상으로 아동 학대 실태를 전수조사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경찰 수사 결과 법령 위반사항이 추가로 밝혀지면 아동복지법 등에 따라 시설 폐쇄 조치를 하고 원장 등에 대해서도 고발조치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해당 교사와 어린이집 원장에 대해 반드시 무거운 책임을 묻고 영구 퇴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군현 새누리당 사무총장도 “아동학대 만큼은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처벌 수위를 최고 수준으로 상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지만 복지부 등에 따르면 어린이집에서 아동학대가 입증된 가해자 10명 중 3명에게는 고소고발이나 자격취소 등의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물론 사후처벌 강화만이 능사가 아니다. 10시간 이상의 고된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월 150만원도 채 받지 못하는 열악한 근무 환경은 분명 개선돼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드러났듯이 자질 없는 보육교사가 보육 현장에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현재 간단한 교육만 이수하면 되는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질을 높일 필요가 있다. 이번에 아이를 폭행한 교사도 ‘보육교사 1급’ 자격증 소지자였다. 게다가 이 교사는 인터넷 수업만으로 자격증을 취득했다는 보도도 나온다. 2급 자격도 과목 이수만 하면 취득할 수 있다. 반면 유치원 교사는 대학 전공자만 가능하다. 보육교사의 인성 부족도 아동 학대를 불러오는 한 요인으로 꼽힌다.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에 따르면 보육교사의 자격 취득은 현행법상 시행령으로 정하고 있지만 시행령에는 2급과 3급 보육교사에 대한 별도의 필수 인성교육은 없다.

정치권은 분주하다. 새누리당은 당 차원의 특위를 구성해 폐쇄회로(CC)TV 설치 의무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보육교사의 잘못이 있을 때 원장의 책임을 강화하거나 어린이집 폐쇄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처벌 규정도 강화하기로 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김영록 의원은 아동학대 등이 발생한 어린이집을 영구퇴출하고 해당 교사와 원장에 대해 자격취소와 함께 퇴출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신학용 의원은 보육교사의 인성교육을 법률로 의무화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폭행 장면을 본 시민들의 심정은 한결 같을 것이다. 아이를 맡겨놓은 부모들과 한 걱정이다. 필자의 집 앞에도 어린이집이 있다. 보건복지부 평가인증 우수라는 로고가 찍힌 간판이 자랑스럽게 걸려있다. 부모들은 그 만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번에 폭행 사건이 발생한 어린이집도 지난해 100점 만점에 95.36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아이들은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을 학대로부터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 부모들이 안심하고 보낼 수 있는 보육시설 마련과 보육교사의 자질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 영유아보육과 유아교육과의 연계 및 통합 검토 필요성도 제기된다. 다시는 이런 아픈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계 당국은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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