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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노·노(老老) 봉양

다산 정약용은 ‘효자론’에서 효심을 이렇게 정의했다. ‘아픈 부모를 위해 넓적다리 살을 베었다거나 한 겨울에 산속을 헤매 죽순을 찾아드렸다고 하는 건 부모를 이용해 명예를 낚으려는 짓이다. 부모 봉양은 가능한 한도 내에서 정성을 다하고 부모의 뜻을 잘 받드는 것이지 특이한 일을 하는 게 아니다.’ 현대에도 잘 적용되는 말이다.

그러나 부모에게 효도하기가 어디 쉬운 일인가. 나이가 들면 더하다. 장수시대를 맞아 노인이 노인을 봉양(奉養)해야 하는 세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24 효자 중의 한 사람이며 춘추 시대 초(楚)나라 때 몽산(蒙山) 남쪽에서 농사를 짓고 살면서, 70세의 나이에도 색동옷을 입고 어린애 장난을 하면서 늙은 부모를 즐겁게 해주었다는 노래자(老萊子)의 이야기는 더욱 전설이 되어 버렸다. 각 가정마다 노인 부양에 대한 갈등과 고민 한두 가지 없는 집이 없고 이로 인해 부모자식 형제 자매간 분란도 끊임 없이 발생한다.

노인들을 내다버리는 소위 ‘현대판 고려장’도 수시로 일어난다. 하지만 ‘패륜’의 대명사로 불리던 이 또한 너무 많이 발행해 뉴스에서조차 묻혀 버리기 일쑤다. 요양시설에 맡기는 사례는 이제 당연시 된 지 오래다. 이를 두고 ‘늙고 쇠약한 부모를 산에다 버렸다고 하는 장례 풍습으로 효(孝)를 강조하는 고려장 설화’가 현대에 되살아나는 것 같다며 많은 사람들이 가슴 아파하지만 막상 자신을 돌아보면 누구를 탓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된다고 한다.

기로전설(棄老傳說)’이라는 게 있다. 70살이 된 늙은 아버지를 풍습대로 아들이 지게에 지고 산중에 버리고 돌아오려고 했다. 그런데 함께 갔던 손자가 나중에 아버지가 늙으면 지고 온다며 그 지게를 다시 가져오려고 하자, 아들은 아버지를 다시 집으로 모셔 지성으로 봉양했다는 내용이다. 덕분에 고려장도 없어졌다고 한다. ‘장수(長壽)가 오히려 짐’이라는 현실을 감안하면 우리들에게 던지는 의미가 매우 크다.

불효부모사후회(不孝父母死後悔)라는 말이 있다. 백발의 60~70대 자녀가 팔순·구순의 부모를 모시고 사는 ‘노·노(老老) 봉양’ 가구는 그것도 쉽지 않은 듯하다. 이런 가정은 빈곤까지 겹쳐 효는 고사하고 학대마저 발생한다고 해서다. 최근 이런 가구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한다. 초 고령사회, 정부가 정신 바짝 차려야 할 것 같다. 동방예의지국답게.

/정준성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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