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는 민족분단의 상징으로 휴전 이후 지금까지 남북이 총과 대포를 마주하고 대치하는 일촉즉발의 현장이다. 지금도 간혹 총소리와 대포소리가 들리며 전운이 감돌기도 한다. 민간인이 들어갈 수 없는 군사구역 DMZ일원엔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생태가 잘 보존돼 있다. 식물과 동물의 천국이 되고 생태계의 보고가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관광지가 되고 있다. 이런 DMZ를 지자체가 그냥 두고 지나치지 않았다.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하지만 그동안 DMZ 사업은 개발에만 치우쳤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경기도가 지난 1월에 발표한 ‘2015 DMZ 발전계획’은 이런 지적을 수용, DMZ 보존을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이 계획에는 민통선 내 캠프 그리브스 폐건축물을 철거하지 않고 안보전시관으로 재활용하겠다는 사업도 포함돼 있다. 이곳에 2018년까지 355억원을 들여 병영·생태체험관과 역사전시관, 휴양시설 등을 조성하는 역사공원 조성사업을 추진 중인데 이미 캠프 내 병사숙소 1개동을 리모델링해 청소년 안보체험시설로 활용하고 있다. 도는 또 ‘나라사랑 DMZ 캠프’, ‘평화가족 한마당’ 등 어린이·가족 행사를 새로 만들고, 연천지역에 DMZ팸투어를 유치하는 등 관광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 파주시 진동면과 군내면을 연결하는 2㎞길이의 생태 탐방로를 조성하는 사업과 임진각과 임진나루 등 DMZ일원의 생태관광 활성화사업 역시 눈에 띄는 부분이다. 생태관광 활성화사업은 2016년까지 102억원을 투입해 통일대교 남단부터 임진나루까지 기존 군 순찰로였던 6.5㎞ 구간에 생태탐방로를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말쯤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란다. 또 파주시 민통선 일원에 생태, 역사관광자원을 중심으로 거점별 탐방코스를 마련한다.
도는 DMZ를 세계적 관광명소로 조성하기 위해 올 한해 동안 ‘합리적 개발과 보존’에 집중하겠다고 밝힌다. 합리적 개발이란 전기한 것처럼 기존 군사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는 사업이다. 이와 함께 생태관광 활성화 등을 통해 냉전과 생태가 공존하는 모습을 부각하겠다는 계획이다. 냉전과 분단의 현장이 자랑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평화를 지향하는 관광상품으로의 가치는 충분하다. 더욱이 생태가 살아있는 DMZ는 국내외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만한 매력이 있다. DMZ의 가치보존과 생태관광프로그램 개발, 홍보에 더욱 노력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