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훈풍이 불던 남북관계는 이명박 전 대통령 시절부터 경색되기 시작해 아직까지도 동토에 엄동설한의 찬바람이 불고 있다. 남북관계가 늘 찬바람만 불었던 것은 아니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설립, 이산가족 상봉, 스포츠 교류 등 민족이 하나임을 확인시켜주는 성과도 있었다. 그리고 지난해 새해 벽두에도 희망을 갖게 하는 소식이 들려왔었다. 남북정상이 ‘통일은 대박이다’(박근혜 대통령) ‘북남관계 개선을 위해 앞으로도 적극 노력하겠다’(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는 관계 개선 의지를 밝힌 바 있었다.
이어 1차 고위급 접촉과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3년 4개월 만에 재개됐다. 국민들은 ‘이제야 남북관계가 정상화 되는구나’하고 생각했지만 화해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북은 박대통령의 드레스덴 선언을 흡수통일 시도라고 반발했고 NLL 포격전 등 한동안 긴장국면이 조성됐다. 이 와중에 북 ‘실세 3인방’이 방한해 2차 고위급 접촉에 전격 합의했지만 곧 대북 전단 살포로 없던 일이 됐다. 이제라도 더 늦기 전에 남북 당국이 서로 협력해 광복이후 70년간이나 이어진 대결구도를 청산해야 한다. 민족의 미래를 위해 교류·대화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일을 경기도가 하고 있다.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에 훈풍을 불어 넣어 줄 올해 첫 남북 스포츠교류가 경기도와 연천군의 후원으로 열린 것이다. 지난 1월 27일부터 2월 2일까지 중국 청두(成都)에서 열린 ‘2015 국제 남녀 유소년(U-15) 축구대회’가 그것이다. 한국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와 중국성도축구협회가 공동 주최한 이 대회는 남·북을 포함해 중국, 우즈벡 등 남녀 총 8개팀이 참가, 열전을 펼쳤다. 이 결과 남자부 우승은 우즈벡(준우승 북한), 여자부 우승은 북한(준우승 중국)이 차지했지만 승패는 큰 의의가 없었다.
왜냐하면 이 대회는 경기도가 경기도-평양을 오가는 정기적인 남북유소년축구대회로 정착시키겠다는 목적으로 추진했기 때문이다. 도는 정기적인 남북 축구교류를 추진하고 있는데, 봄에는 평양에서, 가을에는 경기도 연천에서 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한다. 지난해 11월에도 연천에서 열린 바 있다. 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평양과 연천서 열릴 이 대회는 더욱 의미가 깊다. 도는 앞으로도 남북한 간 화해협력과 통일기반 마련을 위한 사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한다고 한다. 신뢰관계와 동질성을 회복할 이런 사업들이 결실을 맺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