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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근칼럼]법률가의 눈으로 본 안전도시

 

요즘 운전석에 올라서면 시동을 걸기 전 먼저 차 문을 잠그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귀가할 때 아파트 단지에 들어와 있음에도 자주 뒤를 돌아보거나 그림자를 보며 내 주변에 누가 없는지 확인하게 됩니다. 이 시간 과연 나는 안전한 환경에 살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는 시간을 가져 봅니다.

지난해 유난히도 우리 지역을 중심으로 사회 안전망 확보에 관한 과제가 대두되었고 아직도 그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운송수단이나 각종 시설, 장치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 모두 경계의 대상이 되었는데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온 세상이 나를 노리고 있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오면 받기가 겁이 나고 정체불명의 문자는 터치하기가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내 번호를 알아냈는지 좋은 땅이 있다, 상가를 분양받으라, 돈을 입금해야 하니 계좌번호를 달라. 이젠 범행 대상을 미리 정하고 자세한 정보를 분석한 후 맞춤식으로 접근하니 그 그물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은 기가 찬 세상이 되었습니다. 나는 아무리 조심하며 안전거리를 두고 운전하더라도 뒤차가 달려와 들이받으면 105중 충돌의 현장에 있게 됩니다. 이쯤되면 이러한 위험을 회피하거나 이겨낼 수 있는 묘책을 제시하라는 압박이 들어올 듯합니다.

일상적으로 되풀이되는 일과와 인간관계 가운데 긴장의 끈을 놓으면 언제나 사고의 위험에 직면하게 되니 늘 긴장상태에서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각오로 사회생활을 해야 함은 당연하겠지만 이렇게까지 한다면 사는 맛이 쓴맛이 되겠지요. 때론 정신줄 놓고 살더라도 예민해져야 할 순간도 있습니다.

첫째는 위험에 대한 예민한 감각이 필요합니다. 일이 발생하기 전 예방단계에서 가까운 장래를 예측하고 길을 돌아서 가듯 위험을 피해 가기도 하고 위험이 현실화되었을 때 이를 최소화하는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평소 감각을 기르는 마음의 훈련이 필요합니다. 돈을 빌려주었다가 떼여 본 경험이 있으면 고개가 끄덕여질 겁니다. 다시는 돈을 쉽게 빌려주지 않게 되지요.

두 번째는 서로의 안전을 챙겨주는 공동체의식입니다. 나의 위험은 잘 인식할 수 없으나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이 처해 있는 환경은 어렵지 않게 분석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제시해 줄 수 있습니다. 서로 무관심하지 말고 기분 좋은 참견을 해주자는 얘기입니다. 우리에게 향해 오고 있는 위험이나 사건은 대부분 사람에 의해 일어나므로 사람을 통하여 해결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두운 밤길 혼자 가더라도 주위에 나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사람은 없는지 서로 관심을 가지고 유심히 끝까지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계약은 두 명 이상의 사람 사이에 맺어진 약속입니다. 무언의 약속도 계약이고 많은 사람이 시차를 두고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나는 물론 주변인의 안전을 챙겨주고 위험한 고비에서 무관심하지 않고 도움의 역할을 해 주겠다는 약속을 사회 공동체가 손가락 걸고 꼭꼭 약속한다면 우리 지역의 안전 문제 절반은 해결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는 제도적인 사회안전망 구축입니다. 어쩜 우리 사회는 너도 나도 분노에 차 있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조금만 더 참고 기다리고 양보하면 서로가 편할 텐데 마치 선착순 경기를 하듯 옆 사람보다 더 가져야 하고 빨리 가야 합니다.

이러한 집착이 누적되다 보면 그만 자제력을 상실하고 무리수를 두게 됩니다. 우리 제도가 좀 더 안정화 되어 무리수가 통하지 않게 되고 오히려 손해를 보게 되면 우리를 둘러싼 위험요소들을 대폭 줄어 들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는데 비용은 많이 들고 효과는 적은 처방입니다. 언론의 사회면을 장식하였던 대부분의 사고들이 결국 수사기관을 거쳐 재판절차에 까지 이르게 되는 과정을 오랫동안 보아 왔습니다. 곰곰이 분석해 보면 사전에 예측과 예방이 가능한 사례였고 가해자 측이나 피해자 측 모두 회피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예방 조치에 소요되는 아주 적은 비용과 사후처방에 들어가는 막대한 대가를 비교하면 우리의 선택은 분명해 집니다. 위험상황에 임하여 예민해 지고 나를 둘러 싼 주변 사람들에 대한 안전을 서로 챙겨주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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