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의무’에도 여러 갈래가 있다. 통상 ‘병역의무이행’이라 하면 현역병으로 복무하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일부 젊은이들은 여러 가지 사정에 따라 병역의무이행의 또 한 갈래인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고 있는 것을 간과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보충역 복무자는 현역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 왔고 또 당사자들은 상대적으로 떳떳하지 못한 듯하다. 그러나 보충역자원이 과거에는 방위병이나 공익근무요원이라는 이름으로 나름의 시대적 소명을 충실히 수행하여 왔음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으며, 현재는 현역병보다도 더 많은 기간을 복무하고 있다.
사회복무요원제도는 예전 방위소집제도가 폐지되면서 1995년부터 시행된 공익근무요원제도의 연장선 위에서 2013년 12월 5일을 기해 ‘사회복무요원’으로 명칭을 바꿔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병무청에서는 사회복무요원 제도 시행의 취지에 맞춰 사회전반에 다양한 분야에서 공익 발전을 위해 임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더불어 사회복무요원이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성실히 복무할 수 있도록 모범적인 활동에 대하여 포상하고, 이를 소개하는 활동을 전개하는 등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그리하여 매년 사회복무요원들의 활약상을 소개하는 사회복무요원 체험수기집 ‘젊음 향기로 피어나다’를 발간, 배포하기도 하고, 각 지방병무(지)청에서는 수시로 모범적이고 성실한 사회복무요원을 선발, 포상한다. 또한 우리 청에서는 지난해 12월 5일을 ‘사회복무요원의 날’로 자체 지정하여 모범 사회복무요원은 물론 이들의 복무를 돕고 있는 각급 복무기관의 우수 담당자들을 선발하여 포상하는 행사를 가진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긍지와 자부심의 기회가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지는 않음을 늘 안타깝게 생각한다. 얼마 전, 남양주시 외국인복지센터에 근무하는 한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서신제보를 받았다. 통상 우리가 사회복무요원에 대한 ‘제보를 받는다.’고 하면 대개는 좋지 않은 일에 대한 신고를 접수하게 된다. 그런데 이번 경우는 달랐다. “성실하고 바른 사회복무요원을 칭찬하고 싶어 글을 드립니다.”로 글을 쓰게 된 이유를 알린 제보자는 남양주시 외국인복지센터에서 약 3년간 교육프로그램 강사로 근무하다가 떠난 분으로 남양주시 외국인복지센터 ‘무지개교실’에 근무하는 김우영 사회복무요원을 ‘우영선생님’으로 지칭하면서, “자신이 가까이 지켜본 2년 동안을 한결같은 사랑으로 아이들을 대하는 훌륭한 청년으로, 그 행동과 마음에 한 엄마로서도 감동을 받았으며, 특히 이곳은 다른 시설과는 달리 생활여건이 안정되지 않은 외국인 영·유아 자녀들을 돌보는 곳으로 불안정한 아이들을 상대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정말 아이들에게 좋은 형, 오빠로 기억될 것으로 생각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센터 복무관리담당자로부터는 “함께 근무하게 된 것이 우리 센터의 ‘행운’이었다.”는 찬사를 들을 만큼 김우영 사회복무요원은 훌륭한 청년이었다. 그래서 조촐하지만 기분 좋은, 작은 격려행사를 가졌다.
최근 우리는 급속한 사회변동으로 인한 경제적 양극화, 환경·재난안전의 문제는 물론 고령화 등 각종 사회병리현상에 직면한 세상에 살고 있다. 따라서 형평, 복지 등 기본적인 삶의 질 확보 문제가 다양하게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문제의 공백을 메울 ‘나눔’과 ‘봉사’의 자리에 사회복무요원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이 맡겨진 자리에서 자신의 임무를 차질 없이 수행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이들은 아직 경험이 적고, 미숙할 수도 있으며 불성실한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그들이 그러한 단점을 치유하고 성실히 복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도움과 배려를, 성실하고 모범적이면 격려와 칭찬을 통하여 모두 성실히 병역의무를 마치고 건강하고 떳떳한 젊은이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