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지난 4일 충격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국내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초미세먼지로 인해 연간 최대 1천600명이 조기사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초미세먼지가 대부분 중국에서 이동했다는 것은 오해’라며 국내 초미세먼지에 대한 중국 영향은 절반이하라고 밝혔다. 그동안 우리는 ‘중국을 이웃으로 잘못 둔 탓에 황사와 함께 미세먼지를 호흡해야 한다’고 원망했다. 물론 중국에서 넘어 온 황사와 초미세 먼지는 우리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그러나 연구결과 국내 초미세먼지 중 실제로 중국의 영향은 30∼50%다. 나머지는 국내 자동차와 공장, 석탄발전소 등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초미세먼지(PM2.5)는 입자 지름이 2.5㎛이하인 매우 작은 오염물질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을 정도로 인체에 유해하다.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바로 폐 속에서 공기와 혈액이 만나는 허파꽈리까지 도달하기 때문이다. 그린피스는 국내에서 가동 중인 석탄발전소로 인한 대기오염 물질 조기사망자를 산출한 결과 2014년 기준 최대 1천600명으로 사망 원인은 뇌졸중(370명), 허혈성 심장병(330명), 만성폐쇄성 폐질환(150명), 폐암(120명) 등이다.
현실이 이런데도 정부는 석탄 발전소 증설계획을 세우고 있다. 계획 중인 석탄발전소가 모두 완공되는 2021년부터는 그 수가 연간 최대 2천800명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극심한 스모그에 시달리는 중국 베이징시는 지금 화력 발전소를 폐쇄하고 있다. 베이징시는 2017년까지 연간 석탄 사용량을 1천t 이하로 억제하기 위해 2016년 말까지 기존 화력 발전소 4곳을 모두 폐쇄할 방침이란다. 대신 ‘스모그 선전포고’를 하고 천연가스 발전소를 세우고 친환경차 구입 등 대기오염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거꾸로 가는 환경정책을 펴고 있다. 2015년 현재 총 53기(2만6천273㎿)인 석탄발전소에 더해 2021년까지 13기(1만2천180㎿)를 추가 증설할 계획인 것이다. 그린피스 관계자의 지적처럼 전 세계가 석탄 사용을 줄여가는 상황에서 석탄발전 정책은 시대에 역행하는 것이다. 우선 석탄발전소에 대한 오염물질 배출 규제를 강화해야만 한다. 아울러 석탄발전소와 매연 자동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석탄 대신 청정연료인 LNG 발전소를 증설해야 한다. 특히 친환경 재생에너지 대폭 확대를 위한 정책을 마련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