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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소통은 약속이다

 

소통이니 불통이니 ‘가재는 게 편’이라느니… 요즘처럼 의사소통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때도 없다. 보수와 진보 진영의 논리 논쟁에서 서로에게 소통은 우편이요 불통은 좌편이 된다. 이러한 이분법적 논리는 흑백논리의 다름 아니다.

소통의 사전적 의미는 ‘의사나 의견 따위가 남에게 잘 통함.’이다.

자신의 의견이 상대방에게 잘 통하고 상대방 또한 나에게 잘 통할 때, 서로간의 의견이 진정한 의견이 되어 서로가 통한다고 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접근하는 소통의 의미는 막연하고 추상적이다. 그러면 좀 더 구체적인 접근은 무엇인가?

약속. 그렇다. 소통은 약속이다. 소통은 관계성에서 생겨나는 의견일치라면 약속 또한 관계성을 전제하여야만 성립하는 상호관계성이다. 따라서 소통이라 함은 약속 이행이요, 불통은 약속 불이행이다.

요즘처럼 너나할 것 없이 소통이란 단어를 많이 쓰는 시대는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소통이 잘 된다’가 아니라 ‘소통이 잘 안 된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참으로 소통이 안 되네’하며 볼멘소리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즉 불통상황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이는 사회적으로 신뢰도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개인 간의 신뢰, 기관 간의 신뢰, 사회 간의 신뢰가 구축되어야 믿음이 형성되는 사회이고, 그 어떠한 약속을 했으면 반드시 그것을 지키려고 하고 또한 지켜야 하는 것으로 소통의 신뢰가 쌓이는 법이다.

상황논리에 따라 유익한 가치가 생성된다면 바람직하겠지만 사회는 그렇지가 않다.

말은 그럴듯하고 약속을 지킬 듯 그러나 뱉어진 언사(言辭)들은 허망한 군불연기처럼 허공에 퍼질 때도 있다. 그럴진대 과연 신뢰할 만한 사회인가?

교묘한 사이비(似而非)진술에 여러 사람들이 속아 넘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약속들을 남발한다는 것은 결국 약속들을 지키지 못할 것이라고 하는 또 다른 의미의 다름이 아니다.

손바닥과 손등이 함께 그러나 서로 다른 것처럼. 정치인들의 공약(公約)이 그야말로 공약(空約)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과연 신뢰할 만한 정치사회인가?

이 어찌 정치사회에서만 국한되겠는가? 법조계, 문화예술계, 교육계 등 신뢰를 담보해야만 할 사회에서도 소통부재의 심각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약속의 부재이다.

법의 기준을 측량하는 법조인들도 요즘처럼 부끄러울 때도 아마 없을 것이다.

문화예술계에도 예술로서, 작품으로서 존재를 인정받는 풍토에서 벗어나 지키지 못할 약속들이 난무하고 있다. 더구나 이 사회의 차세대를 교육시키는 교육계에서조차 아이러니하게 소통이 부재하고 있다. 약속은 하지만 그것을 헌신짝처럼 내던진다. 불나방처럼 이익의 불빛만 찾아나서는 우리사회의 하이에나 같은 존재들이 백년대계도 망각한 채 교육계를 암흑으로 몰아가고 있다.

불통은 불신사회를 만들지만 의사소통에 신뢰가 쌓였을 때는 그 어떤 사람의 실수도 관용과 용서로 넘어갈 수 있다. 그래서 소통은 약속이며 귀중한 지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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