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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만 해도 스페인과 이탈리아, 그리스 등과 같은 지중해 연안 국가를 관광하다 보면 점심시간 이후 상점이 문을 닫는 모습을 자주 본다. 상점뿐만이 아니다. 박물관 등 관공서도 마찬가지다. 대략 오후 1∼3시까지 낮잠을 즐기는 오래된 관습인 ‘시에스타(siesta)’ 때문이다. 시에스타는 스페인어로 점심시간 후의 ‘달콤한 낮잠’을 뜻한다.

이들 국가 말고도 비슷한 관습을 가진 나라들이 많다. 아시아에선 필리핀, 중국, 베트남, 인도가 그렇다. 잔디에 눕거나 그늘에서 낮잠 자는 중동지역 국가들의 관습도 이와 비슷하다. 방글라데시와 벵골만 서쪽 지역에서는 점심 후의 쪽잠을 자는데 ‘밥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모두 지역에 낮 기온이 상당히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따라서 학자들은 시에스타의 원인을 높은 기온에서 찾곤 한다. 날씨가 더울 때 많은 양의 음식을 먹게 되는 것도 한 이유지만 두 가지가 혼합돼 식후 졸림증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학자들은 스페인의 신분·계급적 특성에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도시인들이 옛 지주나 귀족 등 지배계층의 습관을 흉내 내 점심과 시에스타에 3~4시간을 보내며 노닥거렸다는 게 그것이다. 스페인은 이런 역사를 갖고 있는 시에스타가 국가 경쟁력을 떨어뜨린다고 해서 지난 2005년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금지시켰고, 2년 전엔 중대형 상점과 식당도 사실상 시에스타를 없앴지만 아직도 많은 나라에서 즐기고 있다.

짧은 낮잠은 보약과 같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인지 장수한 사람들 중 유독 낮잠을 즐긴 사람이 많다고 한다. 98세까지 장수한 록펠러는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매일 30분간 낮잠을 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하버드대는 2년 전 30~60분 정도의 낮잠이 학습이나 업무 효율을 높여준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잠깐의 낮잠이 과부하 걸린 신경망을 느슨하게 풀어준다는 게 이유다. 최근 독일 자를란트 대학은 45~60분의 낮잠이 기억력을 5배나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그렇다면 낮잠 자는 시간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사람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30분 이내가 좋다는 게 정설이다. 그것도 점심 먹은 후 15분 안팎의 낮잠이 가장 큰 효과가 있다고 한다. 최근 봄의 불청객 ‘춘곤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럴 땐 낮잠을 지혜롭게 활용, 건강을 지키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듯 싶다./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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