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세상을 떠난 싱가포르의 리콴유 전 총리는 “인류가 발명한 가장 위대한 발명품은 에어컨이다.”라고 생전에 얘기한 적이 있다고 한다. 실제 그가 총리 취임 후 최초로 한 일이 정부 사무실에 에어컨을 설치한 일이었다. 습기차고 무더운 싱가포르에서 에어컨은 싱가포르 국민의 생산성을 높히고 경제부국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하였을 것이다. 싱가포르의 오늘날의 발전은 리콴유 전 총리의 탁월한 통찰력, 개발전략과 헌신, 그리고 강력한 카리스마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였다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싱가포르는 작은 섬나라이지만 아시아의 경제·금융·물류 허브이며, 1인당 국민소득도 5만6천 달러가 넘어 현재 아시아 1위의 고소득국가이다. 싱가포르는 인도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어 과거부터 물류 중심지로 역할을 해왔다. 수에즈운하 개통과 증기선이 나타나면서부터 크게 번영해 왔고 제1차 대전 이후에는 영국의 해군기지가 세워지기도 한 잠재력이 큰 나라였다. 그러한 싱가포르도 1965년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할 때는 1인당 GDP가 516달러, 실업률 14%에 불과한 보잘 것 없는 나라였다.
싱가포르는 리콴유 수상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개발 초기 세계일류 수준의 컨테이너 항구를 건설했고 석유파동 속에서도 창이 국제공항을 건설하여 물류중심지, 동서양 항공의 요충지로 성장하였다. 싱가포르의 인프라 정비는 금융산업 투자로 연결되었으며 홍콩과 더불어 아시아의 금융허브로 도약하였고, 이제는 글로벌 자산관리의 중심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2014년 한해만도 4천700억 달러가 유입되어 전년대비 30% 이상 성장하였으며 홍콩과 아시아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또한 싱가포르는 아시아에서 가장 선진화된 의료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싱가포르를 찾는 해외 환자 만도 연 70만명이 넘는다.
최근 10년사이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 힘쓰고 법인세율도 낮추어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업의 투자가 몰려와 아시아의 오일·바이오·워터 허브로도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 경영 대가들은 싱가포르를 혁신과 발전의 성공모델로 꼽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동북아시아의 경제·금융·물류의 허브를 지향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싱가포르에서 우선적으로 벤치마킹 할 점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한 규제완화라고 본다.
교육과 의료, 노동환경 등의 제약을 풀어 외국기업들이 마음 놓고 투자를 하게하고 외국 부자들이 자발적으로 찾게 해야 한다.
싱가포르는 대만·홍콩 등과 비슷한 수준이면서 우리보다 낮은 17% 법인세 세율을 운영하고 있다. 기업의 부담을 줄이고 행정을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게 운영하는 일은 다국적 기업 투자의 성패를 가른다.
싱가포르·대만·홍콩 등은 세계의 자본과 투자를 놓고 우리나라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쟁국에 앞서 나아가기 위한 치밀한 전략과 신속한 조치가 요청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