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의 세타가야구는 빗물활용을 잘하고 있는 지자체 중의 하나이다. 세타가야 구는 ‘세타가야 댐’이란 것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산 사이의 골짜기로 흐르는 하천을 막아 댐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도심 속에 분산형 빗물이용 저류조나 침투시설을 많이 설치해 소규모 시설이 대규모의 댐 역할을 수행하는 물순환·빗물관리 시설이다. 이를 통해 도시홍수를 줄인다. 뿐만 아니라 도시열섬화를 방지하고 하천 건천화를 예방하고 있다. 빗물은 하늘에서 뿌려주기 때문에 손쉽게, 공짜로 얻는 물이다. 하지만 요즘은 건물과 포장도로가 많은 도시의 불투수층(不透水層)이 급속히 증가하면서 대부분 하수도나 하천으로 버려지고 있다.
이 말은 곧 지하수 침투 수량이 감소한다는 것을 뜻한다. 빗물이 지하로 스며들지 못하면서 지하수 고갈 현상이 나타나는 반면, 하수관거나 콘크리트 하천으로 집중되기 때문에 하천 범람과 침수 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 수 있는 보도블록이나 잔디 나무 등 녹지공간으로 바꿔야한다. 또 도심 대형건물 등에 대형 저류조 설치를 의무화하고, 일반 주택단지에 공동 빗물저류조를 설치하는 등 빗물시설의 확대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도 빗물이용에 관심을 두는 지자체들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곳이 수원시다. 수원시는 스스로 ‘레인시티’라고 자부한다. 수원시는 지난해까지 ‘레인시티 시즌1’사업을 추진하며 종합운동장, 월드컵경기장, 고가도로, 학교 등 대규모 저장시설과 개인 주택 빗물저금통 등 모두 196곳에 7만7천 t의 빗물저장시설을 설치한 바 있다. 시는 종합운동장 지하에 1만t 규모 빗물저장시설을 만들어 각 경기장의 잔디용수, 청소용수 등으로 사용하며 영통고가차도 하부에도 40t 규모 저장시설을 만들어 차도청소와 주변 조경수로 사용한다.
수원시는 올해 ‘레인시티 건설 시즌2’ 사업을 추진하면서 빗물저장시설을 늘리는 동시에 빗물주유소 등 재활용 시스템을 구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 민병구 수원시 환경국장은 브리핑에서 “저장시설을 증설하는 한편 저장빗물을 편리하게 사용하는 시스템으로 물 순환을 원활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는 유엔이 지정한 물 부족 국가로서 빗물 재활용률은 26%에 그치고 있다. 따라서 국가나 지자체 차원의 사업추진과 함께 빗물의 가치에 대한 교육기회를 늘리고 기업과 각 가정에까지 빗물시설이 확대되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