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이 지났다. 봄 여름가을 겨울이 지나가고 또 다시 4월의 봄이 됐다. 그리고 우리사회나 국가에서도 많은 일이 벌어졌다. 그런데 이처럼 세상이 역동적으로 움직이지만 아직도 작년 4월 16일 그날 이 후 정지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세월호 참사 유족들이 느끼는 고통의 크기와 무게를 뉘라서 감히 짐작이나 할 수 있을까? 유족과 실종자 가족 뿐 만이 아니라 세월호 참사 이후 단원고 소재지로서 사망자가 집중된 안산 단원구 주민 11.6%, 상록구 11.3%가 우울 증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안산 단원구의 경우 우울 증세 경험률은 지난해 1위였다. 이처럼 우리나라 국민들은 함께 우울해하고 애도했다.
아직도 세월호와 함께 돌아오지 못한 9명의 희생자들이 있다. 팽목항에는 1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많은 국민들이 찾아오고 있다. 두 눈에 그렁그렁 눈물을 가득 머금고 실종된 아이들과 어른들의 이름을 부르며 어서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라고 소리 높여 외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난 12일 진도 팽목항에서 만난 수원 일하는 여성회 회원 50여명도 9명의 실종자 이름을 일일이 부르며 목이 메었다. 11살 아들과 함께 온 김소라씨는 “대한민국이라는 한배에 탄 우리가 침몰하지 않으려면 망각과 무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선체인양 여론도 높다. 한 여론조사 전문기관의 세월호 선체인양 여론조사 결과 65.8%가 ‘인양해야 한다’고 했다. ‘인양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의 16%와 비교할 때 4배가 넘는다. 이에 지난 6일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인양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도 지난 9일 취임 후 “인양 목적은 사고의 원인을 규명하고 우리가 찾지 못한 9명의 실종자를 찾기 위함”이라며 “아직 아홉분이 돌아오지 못했다. 가족들의 마음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국민들이 더 이상 이것 때문에 상처를 받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언론과 합동인터뷰에서 “국민에게 공론화 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공론화는 여론조사와 다르다. 소요 예산, 위험성, 실패 가능성과 그에 따른 추가비용 및 후속 대책 등이 검토돼야 한다”고 공론화 필요성을 설명했다. 해수부는 지난 10일 기술적으로 세월호 인양이 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린바 있는데 박장관은 어떤 판단을 내릴지 궁금하다. 많은 예산과 꼼꼼한 기술력이 소요되는 작업이다. 하지만 실종자와 함께 진실은 반드시 인양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