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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天知地知子知我知 <천지지지자지아지>

중국인들은 ‘관시(關係)’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이러한 관시를 통하면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안 되는 일이 없어서다. 그래서 관계를 유지하고 넓히기 위해 필수적으로 하는 일이 있다. 선물과 뇌물공세다. 우리는 이러한 공세를 사바사바라 부른다. 뒷거래를 통하여 떳떳하지 못하게 은밀히 일을 조작하는 것을 속되게 표현할 때도 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올라 있는 이 말은 원래 고등어의 일본말이다. 고등어가 지금은 흔하지만 일제강점기엔 꽤 비싼 생선이었다. 청탁할 때 유용했다. 고등어 한 손을 들고 일본인 순사를 찾아가면 ‘아! 사바사바’ 하고 반기며 일을 처리해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검은 관행을 뜻하는 말로 굳어졌다. 중동에는 ‘와스타(wasta)’라는 게 있다. 인맥이란 뜻이다. 수수료와 뇌물, 그리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등을 의미하는 단어다.

하지만 어디 뇌물을 이르는 말이 이들 나라에만 존재할까. 인류역사와 함께 했다는 게 뇌물이니 말이다. 기원 전 15세기 고대 이집트에선 공정한 재판을 왜곡한다며 뇌물을 단속했다는 기록이 있을 정도다. 우리 역사에서도 뇌물 얘기는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 중 하나다.

뇌물공여 방법도 진화를 거듭, 법에서조차 가늠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뇌물과 선물의 구분이 모호하기 때문이다. 사실 선물과 뇌물을 구분하는 건 그리 간단치 않다. 거액이 오갔다면 몰라도 세상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주고받음이 있어서다. 특히 직권을 활용해 편의를 봐달라고 건넨 부정한 금품이나 향응인지 아니면 단순한 호감의 표시인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아서 더욱 그렇다.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네가 알고 내가 안다(天知地知子知我知)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중국 후한(後漢) 때의 재상 양진이 한밤에 뇌물을 갖고 온 사람의 청을 뿌리치며 한 말이다. 밤이라 아무도 모를 테니 받아도 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단칼에 거절한 것이다.

이렇게 공직의 도를 추상처럼 지킨 이들과 달리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항상 끔찍한 재앙으로 이어지고 명예와 부를 모두 잃는 수모를 당하지만 없어지지도 않는다. 요즘 정치판이 꼭 그 짝이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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