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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원천 발원지 재지정해야

한강의 발원지는 검룡소이고 금강의 발원지는 뜬봉샘, 낙동강의 발원지는 황지, 그리고 섬진강의 발원지는 데미샘이다. 민속연구자이자 답사전문가인 하주성씨에 의하면 이 발원지들의 특징은 보통 4가지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반드시 ‘용천수’여야 한다는 것이다. 즉 물이 여기저기서 스며들어 모인 건수(乾水)가 아니라 샘물이 솟아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강의 발원지인 검룡소의 경우 검룡소보다 더 큰 물줄기가 위에서부터 흘러내려온다. 그러나 그 물은 솟는 물이 아니라 모여들어 흐르는 물이기 때문에 발원지가 아니다.

두 번째는 365일 마르지 않아야 한다.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끊임없이 물이 솟아올라야 한다. 그래서 발원지를 찾을 때 건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세 번째는 반드시 지표면으로 흘러야 한다. 발원지에서 솟은 물이 흐르다가 어느 장소에서 지하로 스며들어 끊어진다면, 그것은 발원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네 번째 발원지의 조건은 가장 높고, 가장 멀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기한 네 가지 조건을 다 갖추고 있어야 비로소 발원지라고 인정받게 된다.

그런데 수원천 발원지는 이런 조건들과 멀어도 한참 멀다.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발원지를 정했는지 모른다. 이른바 수원천 발원지라는 곳은 상광교동 버스종점에서 통신대 길로 걷기 시작하여 2㎞쯤 골짜기에 위치해 있다. 지난 2012년 9월부터 12월까지 탐사한 결과라고 한다. 이곳이 물줄기가 가장 긴 구간으로 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점을 들어 2013년 3월 물의 날 기념식과 함께 선정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수원천 발원지라는 표지판도 세워놓고 입구에 솟대도 세워 놓았다. 그러나 이곳은 장마철을 제외하곤 대부분 말라 있다. 인공적으로 땅을 파내고 돌을 쌓아 놓기까지 했지만 물은 지표를 통해 하류로 흘러내리지 않는다.

한마디로 말하면 건수다. 봄비가 내린 후인 15일 소위 발원지를 찾은 주민 이대규(수원시 고색동)씨는 “지정 당시에는 어땠을지 몰라도 지금은 아니다. 발원지는 가뭄에도 물이 솟고, 물기가 마르지 않아야 한다.”면서 ‘절터 약수터’라고 불리는 미약절터 약수터를 발원지로 재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당시 발원지 찾기를 했던 이들은 이곳에도 ‘문화적발원지’라는 해괴한 명칭을 붙이기도 했다. 수원천발원지가 둘이라는 것이다. 이씨는 ‘이는 아버지가 둘인 것과 같다’며 가당치 않다고 일축한다. 수원시 관계자는 당장 현장을 찾아가보길 권한다. 그리고 전문가와 시민들의 의견과 현장조사를 통해 재지정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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