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11 (목)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월요논단]대화를 통해서 상승하는 인간

 

빛과 색의 신비를 푸는데 평생을 바쳤던 위대한 철학자이고 과학자이며 대문호였던 독일의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대화(對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금으로 만든 왕이 뱀에게 묻는다. “금보다 찬란한 것이 무엇이냐?” 뱀이 “빛입니다.”라고 답했다. 왕이 다시 묻는다. “왜 빛이 금보다 좋으냐?” 뱀이, “금이란, 자기 자신만을 밝힐 수 있지만, 빛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물을 포함해서 만물을 비춰주기 때문입니다.” 왕이 다시, “빛보다 좋은 것은 무엇이냐?” 뱀은, “대화(對話)죠”, 라고 대답했다. 왕이 또 묻는다. “왜 대화가 빛보다 좋으냐?” 뱀이 답한다. “인간은 황금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서로 대화를 하지 않고서는 상대를 확인하고 자신을 발전시킬 수 없지만, 대화를 통하면 상승(相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답했다.

인간은 대화를 통해서 서로를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라는 점에서 다른 동물과 구분된다.

인간은 서로 이야기 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듣는다. 대화는 남에게 자기를 들어내고 그들의 현실로 들어가는 수단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의 현실을 우리 자신의 현실로 합치는 수단이 된다.

미국 예일대의 종교·철학교수 ‘루이스 뒤프레(Dupre’e Louis)’는 “대화를 하려면 먼저, 어떤 식으로든 자신의 입장을 버리고,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야 이루어진다고 한다. 내가 나 자신의 입장을 버리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몰두할수록 나 자신을 더 잘 알게 되고, 나의 정체성도 더욱 확실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렇게 인간에게 있어 대화는 서로의 감정을 교환하는 중요한 도구가 된다. 대화를 통해 우리는 관계를 만들고 이런 관계가 우리만의 독특한 개인적 스토리와 정체성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시대의 바뀜에 따라 인간관계를 비롯해서 자연과의 관계방식도 변했고, 에너지 이용방식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따라 인간의식도 변화했다.

수렵채집시대와 관개농업시대·산업시대·정보화시대 그리고 소셜네트워크 시대에서의 인간 사고도 그랬다.

구두문화는 예외 없이 신화적 의식을 낳았으나 모든 지식과 정보는 정치지도자에게로 집중됐다.

경전(經典)문화는 신학적 의식을 낳았고, 종교적 지배형식을 낳았으며, 인쇄문화는 지식과 정보가 지식계층으로 집중되어, 이데올로기적 이념의식을 수반했다.

중앙집중식 전기(電氣)문화는 인간심리를 분석하는 심리학적 의식을 만개시켰으며, 컴퓨터 문화는 지식의 평준화로 정보가 개인으로 분산되어 정치권력은 중앙집권적 통제력을 상실하게 됐다.

그러나 이런 모든 문화현상이 이론처럼 깔끔하게 구분되어 정리되는 것은 아니다. 말과 글과 인쇄, 그리고 이제는 전기 통신 등의 발전으로 인간은 사회적 관계의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보다 밀집된 인구와 복잡한 사회 환경을 조성했다.

하지만 사회적 진화의 각 단계를 보면 커뮤니케이션의 일차적 기능은 공감의 확장을 통해 신뢰감 친밀감 사회적 결합을 이룩한다.

인지철학자들이나 심리학자들의 공통적인 주장 중 하나는, “존재한다는 것은 교류한다는 뜻이다. …존재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을 위해, 다른 사람을 통해, 자신을 위해 있다는 것이다. 어느 누구에게도 내면의 주권을 주장할 수 있는 영역은 없다. 나라는 존재는 항상 주변 속에 있으면서 자신을 들여다보고, 다른 사람의 눈을 보며,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본다”고 한다.

우리는 현재 우리가 자연과 세계와 우주 등이 서로 주고받는 작용방식에 따라 세상을 대하고 해석하게 된다. 심지어 우리 자신에 대한 의식과 현실에 대한 의식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은유조차 우리가 맺는 관계에서 빌려온다. 신화적 의식과, 신학적 의식, 이데올로기적 의식과 심리학적 의식은 각기 전혀 다른 시간적 공간적 사회질서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오늘은 세계화가 가속되고, 공감충동이 지구의 생물권을 구성하는 삶의 총체성을 아우르면서 타인의 영역은 급속도로 좁혀지고 있다.

오늘날 현존하는 3천개의 언어 가운데 문헌을 갖고 있는 언어는 겨우 78개뿐이라고 한다.

 







배너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