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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심난한 스승들

가르침의 도리를 예기(禮記) 학기(學記)편에선 이렇게 말하고 있다. ‘올바른 길로 이끌되 강제로 끌어당기지 않고, 세게 다그치되 짓눌리지 않게 하고, 문을 열어주되 끝까지 데리고 가지 않는다. 이끌되 당기지 않으니 부딪침이 없고, 다그치되 짓누르지 않으니 어려움이 없고, 열어주되 끝까지 데리고 가지 않으니 스스로 사고하지 않을 수 없다.’

좋은 스승이 되려면 제자들의 개인별 특성을 잘 파악한 다음 그에 맞게 가르쳐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어디 그리 쉬운 일인가. 많이 알거나 유명하다고 잘 가르치는 것도 아니고, 자기 식대로 최선을 다한다고 배우는 이들이 잘 따라와주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가르침을 받는 제자들 또한 도리가 있다. 이율곡의 학교모범(學校模範)에는 이렇게 적고 있다. ‘스승을 쳐다볼 때 목 위에서 봐서 안 되고, 선생 앞에서는 개를 꾸짖어서도 안 되고, 웃는 일이 있더라도 이빨을 드러내서는 안 되며, 스승과 겸상할 때는 7푼만 먹고 배부르게 먹지 말아야 한다.’ 또 성균관 ‘학칙(學則)’에는 ‘길에서 스승을 만나거든 두 손을 머리 위로 쳐들고 길 왼쪽에 서 있어야 하고, 말을 타고 가거든 몸을 엎드려 얼굴을 가리고 있어야 한다.’고도 했다. 스승에 대한 예우를 이야기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 학생들에게 이런 이야기 하면 아마 단번에 ‘왜요’라는 반문이 올 게 분명하다. 변한 교육현실과 땅에 떨어진 선생들의 위상이 사고의 변화를 불러와서다. 그리고 변한 세태는 교권침해로 이어지고 있다. 여기엔 학생은 물론 학부모도 가세하고 있다. 최근 3년 사이 5배나 증가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가르침으로써 즐거움을 느껴야 함에도 오히려 가르치면서 폭력을 걱정해야 하는, 그야말로 흔들리는 교단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덩달아 선생의 사명감도 날이 갈수록 상실되고 있다. 최근 초중고 교사들의 명예퇴직 신청이 봇물 터지듯 급증해 이른 바 ‘명퇴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때문에 올해도 어김없이 스승의 날은 찾아왔지만 정작 주인공들의 심경은 어느 해보다 복잡하고 우울하기 짝이 없다고 한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변해버린 교육현실이 안타깝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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