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이다. 낮시간을 이용해 주민들과 함께 캠페인이나 합동순찰 활동을 하다보면 금새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는 것을 보니 이제는 초여름이라고 불러도 좋을 날씨이다. 이처럼 만물이 생동하는 5월은 경찰의 치안활동에 있어서 굉장히 큰 의미를 가지는 달이다. 시민들의 야외활동으로 주말과 심야시간 유동인구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이를 노리는 범죄도 겨우내 움츠렸던 기지개를 켜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주요 범죄지표 중의 하나인 5대 범죄(살인·강도·성범죄·절도·폭행) 통계를 살펴보면 매년 다소간의 증감을 반복하지만 5월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증가하여 8·9월에 최고조에 이르는 경향성은 변함이 없다. 그만큼 5월은 그 해의 범죄발생 수준을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경찰이 처한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우리나라에서 경찰관 1인이 담당하는 인구 약 500명으로 미국·영국 등 주요 선진국의 1.5배에 이르며, GDP 대비 치안예산 비율은 그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치안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경찰은 새로운 치안 패러다임의 구현을 통해 현실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며, 기계치안과 협력치안 그리고 주인의식을 가진 전문 경찰인 양성이 그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1월 광명경찰서장으로 부임하여 현재에 이르기까지 가장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 온 분야가 방범용 CCTV 확충과 협력치안활동 활성화 그리고 ‘Fun 문화와 소통·공감·칭찬·배려의 즐거운 직장 만들기’를 통한 경찰관의 긍정적 주인의식 내재화에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러한 문제점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 결과 현재 광명시에는 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촘촘한 CCTV 모니터링 인프라가 구축되어 하루 24시간 약 2천대의 CCTV가 광명시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시내 전역을 분주히 살피고 있다. 아울러 광명경찰 인원의 30배에 가까운 1만2천여 명의 주민들이 자율방범대·어머니자율방범대·녹색어머니회 등의 자경조직을 결성, 순찰력이 미치지 못하는 시간대와 장소를 꼼꼼히 살피며 우리동네 안전 확보의 소중한 기반이 되어주고 있다. 경찰과 지자체, 시민들의 이러한 노력이 어우러진 결과 광명시의 5대 범죄가 지난해 같은 기간(1~4월)보다 11% 이상이 감소한 인상적인 성과를 거양하였다.
치안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과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한 첩경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경찰이 시민에게 사랑과 신뢰를 받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 주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맞춤형 치안활동을 전개할 때 비로소 주민의 신뢰가 싹트고 협조와 동참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경찰과 모든 시민은 ‘범죄 없는 안전한 도시, 질서가 있는 쾌적한 도시’를 꿈꾼다. 그러나 그것은 경찰의 힘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꿈이다. 경찰이 공감받는 치안활동을 통해 시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그들의 자랑이 될 때 관심과 동참은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며, 나아가 경찰의 노력과 시민들의 관심이 어우러져 사회구성원 모두가 범죄와 무질서를 예방하는 감시자가 될 때 ‘안전한 도시, 행복한 시민’이라는 꿈은 비로소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