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소련 등 공산국가는 코카콜라와 맥도날드 햄버거의 자국 내 진출을 적극 방어했다. 이유는 미국화의 상징, 자본주의의 복병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력을 다해 저지했다. 하지만 결국 실패했다. 그리고 곧 천상의 맛이라는 콜라와 이를 곁들인 햄버거 맛을 본 공산세계 젊은이들이 자본주의에 물들고 말았다. 그 후 코카콜라 식민주의를 뜻하는 ‘코카콜리즘’이라는 말이 생겼다. 중독성이 강한 음식이 때론 가공할 무기보다 더 위협적이란 것을 증명한 셈이다.
100년 넘게 세계 청량음료계 황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코카콜라와 패스트푸드의 지존이라는 맥도날드 햄버거가 미국식품의 상징이라면 우리는 아마 초코파이가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초코파이가 처음 생산된 것은 1974년이다. 그 후 40여 년 동안 끊임없이 발전을 했다. 출시 이후 100% 이상 매출 신장을 이어 오고 있고 세계 어딜 가나 없는 곳이 없다. 특히 중국을 비롯 러시아, 아프리카 각 나라 등에서의 인기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
북한도 예외는 아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이 4만6000명의 근로자 간식으로 초코파이를 나눠주면서 북한 장마당에 등장했고 주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뿐만이 아니다. 간식으로 나누어 준 것의 거래 가격만도 개당 4∼5달러, 비싸게는 북한 노동자 월급의 10∼20분의 1 수준인 10달러에 유통되기도 한다. 특히 환갑이나 생일날 잔칫상에 남한 초코파이를 풍성하게 올려놓는 것이 부의 상징으로 통할 정도였다니 인기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사정이 이러하자 북한은 급기야 지난해 5월 초코파이 제공 중단을 요구했다. 개성공단 근로자들에게 월 600만개씩 간식으로 주던 초코파이 대신 현금이나 라면으로 대체해 달라는 통보도 해 왔다. 1년 뒤인 최근 인기를 독차지해 왔던 초코파이 지급이 아예 사라졌다고 한다. 대신 ‘겹단설기’란 이름의 북한식 초코파이가 지급되고 있다고 하는데 자신들의 물품을 구매하라는 압박을 개성공단 업주들이 받아들인 결과라고 한다. 자본주의 바람을 우려해 먹거리까지 단속해야 하는 북한 정권의 처지가 안쓰럽고 딱하다.
/정준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