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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IN 사회]책읽기, 강요하지 말자

 

메르스의 파장은 독서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광복 70년을 읽고 미래 백년을 쓰다’를 슬로건으로 17일부터 코엑스 몰에서 개최하기로 했던 서울국제도서전이 10월로 연기됐다. 오프라인 서점을 찾는 사람 수도 줄고 있다는 보도다. 디지털시대에 독서의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지만, 지하철에서 종이책을 읽는 사람은 찾기 힘들다. 대부분이 스마트 폰에 집중하고 있고 전자책을 읽는다고 해도 신문이나 실용서가 대부분이다.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1인당 연간 독서량은 9.2권이다. 2011년 보다 0.7권 감소한 것이다. 하루 평균 독서 시간도 23.5분으로 낮은 편이다. 독서에 대한 질적 평가는 양이나 시간만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서 독서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독서문화진흥법’에 의거, 5년마다 독서문화진흥기본계획을 수립하게 되어 있다. 지난해 2차 독서문화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2018년까지 시행하게 된다. 이 기본계획은 ‘책으로 여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사회적 독서진흥기반 조성, 생활 속 독서문화 정착, 책 읽는 즐거움의 확산, 함께하는 독서복지 구현 등 4대 과제를 설정하였다. 이 중에서 생활 속 독서문화, 책 읽는 즐거움이 주목된다.

교육부에서는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을 구축하여 온라인상의 독후활동을 돕고 있고, 각급 학교와 사회단체, 지자체에서도 책읽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아침독서, 북 스타트, 사제동행 독서, 한 도시 한 책 등 명칭도 다양하다. 이러한 독서운동이 읽는 사람의 수준과 취향을 고려하지 않은 채 학습을 위한 도구로 쓰이거나 몇 권을 읽었는가에 관심을 갖는 결과 위주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반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독서의 생활화를 위해서는 스스로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계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책 읽는 것이 부담이 아니라 즐거움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성공한 아침독서는 부담을 주지 않는데서 출발했다. 모두 읽어요, 날마다 읽어요, 좋아하는 책을 읽어요, 그냥 읽기만 해요 등이 대원칙이었다. 독후감을 써야 한다는 중압감, 책을 통하여 무엇인가 찾아내야 한다는 부담감은 오히려 스트레스가 될 수 있고, 책을 멀리하는 한 원인이 될 수 있다. 필독도서를 정해놓고 이것은 꼭 읽어야 한다는 것도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어느 출판사 사장은 독자들이 ‘책과 함께 놀고 즐겨야 한다’고 말한다. 독자와 함께 기차 여행하며 교정을 보는 ‘낭만열차’, 극한 상황에서 책을 읽는 모습을 담은 사진 공모전 등 재미있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책 읽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끼게 되면 그 다음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골라 읽게 된다.

안정복은 ‘하학지남’이라는 책에서 “학문하는데 궁리보다 앞서는 것이 없고, 궁리의 요체는 독서에서 나온다”라고 하였다. 학문의 기본은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데 있고, 그 힘은 독서에서 나온다는말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 단계에 이르기는 쉽지 않다. 여기까지 이르도록 하기 위해서는 재미를 붙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마트폰, 컴퓨터, TV 등 영상매체의 의존은 대중매체에 조작되기 쉬운 수동적 인간형으로 전락되어 가게 된다는 점을 사회학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더욱 책을 읽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강요가 되어서는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의무가 아니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생활의 일부로 자리잡아가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다음 정신적 몰입이 수반되는 독서도 가능해진다. 물론 독서 교육과 지도, 독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람이 이를 모를 리 없다. 읽는 사람이 충분히 공감하고 소화했을 때, 창의성으로 재탄생되는 것이고 책과 독서의 가치도 발현되는 것이다. 만화책이나 판타지 소설을 읽는다고 해서 나무라지 말고 그냥 내버려두는 인내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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