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조각가, 건축가, 시인인 미켈란젤로는 89세를 살면서 수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시스티나성당의 천장벽화 일명, ‘천지창조’는 교황 율리우스 2세로부터 성당 천장을 장식할 그림을 그리라는 명령을 받고 1508년에 시작해 1512년 10월에 걸작을 완성했다.
천장 높이가 20m나 되다보니 세기의 걸작을 그리는 데는 18m가 넘는 비계(높은 곳에서의 재료운반이나 작업자의 통로 및 작업을 위해 임시로 설치된 발판 및 그 것을 지지하는 구조물)를 설치해야 했다. 추락 위험을 안고 하는 고(高)위험작업이면서 동시에 예산이 없어 중간 중간 작업이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역작이 탄생되었다.
화가들은 보통 작품에 낙관이나 자신의 이름을 남긴다. 그래서 오늘날 유명한 그림을 사고팔 때 낙관유무에 따라 가격차이가 크다.
그런데 미켈란젤로는 대부분의 작품에 자신의 낙관이나 이름을 표시하지 않는 겸손함을 보였다. 그러나 4년 동안 성당 안에서 숙식해가며 고생한 역작이고, 자신이 보아도 너무 아름다운 그림이란 생각에 ‘천지창조’ 작품에는 이름을 남겨야 되겠다고 마음먹는다. 1512년 10월 그림을 완성한 날, 비로소 멋진 자신의 작품에 ‘미켈란젤로’라는 이름을 남기고 18m가 넘는 비계에서 내려온다.
그런 후 서서히 걸어 성당 문을 활짝 열고 나오니 청명한 가을 날씨가 자신을 반겨준다. 성당 밖에서 휴식을 취하고 주변을 둘러보니 오색찬란한 단풍잎이 살랑거린다. 그리고 “눈이 부실만큼의 황금들판과 솜털 같고 뽀얀 빛깔의 뭉게구름, 그 사이사이로 자태를 드리우는 파란하늘 등 자신조차 취하게 하는 이 천지창조는 누구의 작품이란 말인가!”라고 감탄사를 연발한다. 재능을 발휘했던 손으로 무릎을 치면서 이 대자연의 천지창조는 바로 하나님이 만드신 것이다. 그런데도 이 작품엔 하나님이란 이름이 눈에 보이게 씌어져 있지 않았다. 자신이 4년간 고생고생해서 명작이라고 그린 시스티나 성당 천장의 ‘천지창조’는 하나님의 천지창조와 감히 비교할 수도 없는 졸작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는 다시 비계위로 올라가 자신의 이름, 즉 미켈란젤로를 지워버린다.
여기서 잠시 안전과 연관지어 상상해 보자. 미켈란젤로는 과연 매일매일 그림 작업을 할 때마다 ‘작업 전 안전점검을 했을까?’ 필자는 미켈란젤로가 매일매일 작업 전에 반드시 안전점검을 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왜냐하면, 요즘은 시스템 비계도 있고 비계를 구성하는 재료들의 품질이나 강도 등이 좋지만, 미켈란젤로가 활동하던 1500년대에는 허접한 재료나 성능이 별로인 보호구 등 열악한 작업조건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미켈란젤로가 천지창조를 그리기 시작한 나이가 33세이고 완성한 나이가 37세다. 그림 작업을 하는 4년 동안 추락사고가 일어나지 않았거나 혹여 일어났다 하더라도 개인 보호구를 완벽히 구비하는 등 자신의 철저한 안전습관화 행동으로 단 한건의 사망사고 없이 89세까지 장수하며 살았던 것으로 보아 미루어 짐작이 가능한 대목이다.
또한 그림을 완성한 마지막 날 자신의 이름을 지우러 비계에 올라가는 다급한 상황에서도 분명 사전에 안전점검은 하고 올라갔다고 확신해 본다.
필자는 ‘작업 전에 안전점검을 실행하면 반드시 당신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라고 주장하고 싶다. 작업의 종류에 따라 점검해야 할 사항은 다양하다. 예를 들어 기계·기구는 이상이 없는지, 정비·보수작업시 전원은 차단했는지, 유해물질누출은 없는지, 밀폐공간작업 시 산소농도 측정은 했는지, 작업장 바닥의 물기나 기름을 제거했는지, 안전한 작업절차서를 구비했거나 준수하는지 등이 그런 것들이다.
안전보건공단 홈페이지에 작업별·설비별·직종별·계절별로 작업 전 안전점검 핵심사항을 탑재해 두었다. 언제 어느 곳에서든 인터넷만 가능하면 방문해 작업 전 안전점검에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정보가 많다. 모쪼록 작업 전 안전점검 습관화로 다시는 귀중한 목숨을 잃어버리는 사고가 없기를 기대해 본다.
※ 이 글은 ‘안전한 행동의 습관화가 소중한 생명을 지켜준다.’라는 것을 강조하고자 이야기 형식으로 전달한 것이며, 특정 종교를 전파하고자 함은 아님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