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0년전, 산 넘고 물건너 300㎞ 떨어진 옛집을 7개월 만에 찾아왔다는 진돗개 이야기가 화제가 된적이 있다. 그것도 팔려간 곳에서 탈출해 돌아왔다고 해서 언론은 거의 매일 사람보다 훌륭한 백구라며 숨은 이야기를 게재를 했다. 내용은 대략 이랬다. 1993년 3월 전남진도에 사는 김모씨는 노모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기르던 백구를 승용차를 타고 온 대전 사람에게 팔았다. 그리고 7개월이 지난 10월 어느날 부엌에서 문을 긁는 소리가 나 나가보니 뼈와 가죽만 남은 삐쩍 마른 백구가 돌아와 있었다는 것.
이같은 이야기가 전해지자 많은 사람이 열광했다. 그리고 백구는 영웅이 되었다. 광고모델로도 나왔다. 덕분에 주인은 유명인사가 됐고 노모의 병원비걱정도 덜게 된 것은 물론이다. 충성스럽기로 유명한 진돗개의 이야기중 하나지만 지금도 ‘두 주인을 섬기지 않은 백구의 전설’로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명견 진돗개는 이처럼 주인에 대한 충성심과 복종심이 강하며 뛰어난 귀가성을 간직하고 있다. 또한 대담하고 용맹스럽기로 이름이 높다. 산 속에서 멧돼지 같은 맹수를 만나도 겁을 먹지 않고 덤벼든다. 야생동물을 물었을 때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지독한 근성도 가지고 있다.
진돗개가 언제부터 우리나라에서 사육됐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확실한 유래는 알 수 없으나 석기시대의 사람들이 기르던 개의 후예라고도 하며 동남아시아계의 중간형에 속하는 품종으로 중국 남송(南宋)의 무역선에 의해 유입되었다는 설도 있다. 하지만 1270년 삼별초의 항쟁이 일어났을 때 몽골에서 제주도 목장의 군용 말을 지키기 위해 들여왔다는 설이 가장유력하다. 그 이유는 대륙과 격리된 채 비교적 순수한 형질을 그대로 보존하여 오늘의 진돗개가 되었다고 해서다.
천연기념물 진돗개 여섯마리가 군견으로 처음 도입돼 훈련 중이며 훈련을 마치면 실제 작전에 투입할 예정이 라고 한다. 한국의 토종개로선 삽살개에 이어 두 번째다. 현재 우리군은 1천279마리의 군견을 보유중인데 주로 독일산 셰퍼드와 벨기에산 마리노이즈, 영국산 래브라도 리트리버 등이다.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진돗개의 활약을 기대해본다./정준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