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평해전’이 개봉 닷새만에 관객 150만명을 넘어섰다. 연평해전 발생 13주년인 29일 평택 2함대사령부에서는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현직 장관으로서는 처음 참석해 추모사를 하는 등 기념식을 가졌다. 2002년 당시는 한일월드컵이 한창 열려 대표팀의 선전에 온 국민이 들떠있던 때다. 그래서 연평해전은 월드컵의 그늘에 가려졌다. 그러나 이젠 그날의 전투로 목숨을 나라에 바친 6명의 호국 전사들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
한 장관이 추모사에서 언급했듯이 제2연평해전은 승전의 역사이며, 그 속에는 필사즉생의 삶을 실천한 대한민국의 진정한 영웅들이 있었다. 고 윤영하 소령을 비롯한 ‘여섯 용사’들은 우리가 본받아야 할 참된 군인의 표상이다. 19명의 부상자들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연평해전 13년을 맞는 이때 영웅들의 역사를 바로 기록하고, 호국 용사들의 높은 뜻을 기려야 한다. 느슨해진 안보태세도 강화해야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6명의 해군 용사 이름을 딴 윤영하함, 한상국함, 조천형함, 황도현함, 서후원함, 박동혁함 등 6척이 엊그제 서해상에서 실시한 기동훈련에 참가했던 것도 이같은 의지를 담은 것이다.
당시 우리 정부와 군의 대응체계에 반성할 부분도 많다. 반격에 나선 해군에 사격중지 지시를 내렸다. 우발적 충돌이라는 북한의 통지문을 그대로 믿고 ‘서해교전’으로 불렀다. 제2연평 해전 발발 이전 정보부대는 다양한 도발 징후를 포착해 7차례나 상부에 보고했으나 군 수뇌부는 이를 모두 묵살했다.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은 7월1일의 전사장병 영결식에도 참석 않고 월드컵 결승전 관람을 위해 일본으로 갔다. 교전 다음날 예정된 금강산 관광선을 출항시켰다. 당시 정권에서 취해온 햇볕정책과 남북화해무드가 국민들의 안보의식에 구멍이 뚫리게 한 것이다.
이후 우리 현실에 맞지 않은 교전수칙을 적극적 응전 개념으로 수정했고, 전투 능력을 높인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노후화한 함정을 신형으로 교체하고 있다. 잘하는 일이다. 국가는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굳건한 안보태세는 국민을 안심하게 하고 또 평화를 지키는 길이다. 국민들 또한 연평해전 13주년을 계기로 투철한 안보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제2연평해전에서 북한의 도발을 저지하다 순국하거나 다친 전몰 용사들의 의로운 희생을 영원히 잊지 않아야 함은 물론이다. 그것이 안보의식을 고취하는 첫 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