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학습에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의 세계적 축제인 제3차 세계평생학습포럼이 열렸다. 경기도와 시흥시, 경기도평생교육진흥원이 공동 주최를 하고, 유네스코평생교육국제기구인 UIL이 후원을 하고 아주대가 주관한 이 포럼은 보기 드문 성대한 행사로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행사장인 시흥시 ABC행복학습타운에서 발표와 토론에 나선 6대륙의 세계적인 교육자들과 전국에서 모인 평생교육관계자와 마을리더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메르스 여파로 거의 모든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는 아슬아슬한 상황임에도 줄잡아 이틀간 오백여명에 가까운 참가자가 등록을 하고 참여하였으니 가히 그 열기를 가름해 봄직하다.
포럼의 주제는 ‘2015 평생학습, 지속가능한 실천전략’이었다. 슬로건은 ‘학습, 그 안에 숨겨진 보물’이었다. 필자는 이 포럼의 의미를 선제(先提)하는 오프닝을 맡았다. 인류의 영원한 화두인 ‘학습이라는 보물’의 의미를 되짚어 보고자 우리가 모였음을, 100세 시대 ‘요람에서 무덤까지’ 지속 가능한 실천전략으로서의 평생학습의 새판 짜기 지혜를 나누고자 여기 함께 하고 있음을 밝혔다. 6대륙 참여자 모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 서로 지혜를 배우고 나누는 진 풍경이 속속 벌어졌다.
포럼에서 우리는 크나큰 겸손함으로 6대륙의 평생교육 학자와 전문가들에게 귀한 생각들과 실천 현장 사례들을 배울 수 있었다. ‘생각은 전 지구적으로, 실천을 지역적으로 (Think globally, Act locally)' 라는 글로컬 시대의 슬로건이 실감나는 대목이었다. 기조와 대륙별 세션, 질의응답 등의 진지한 학습을 통해 다른 나라, 다른 도시와 마을, 다른 사람들의 생생한 아이디어와 실천 사례들을 접할 수 있었다. 그간 못내 풀리지 않았던 마을과 지역의 학습공동체 구축, 자원의 공유와 다른 방식의 네트워크, 실천전략과 문제 해결 팁스, 학습을 통한 지역의 성장과 그 전략적 해법들을 제법 실하게 만나 볼 수 있었다. 연 이틀 종합토론 좌장을 맡았던 필자 역시 많이 배웠다. 귀한 지혜들이 몽실 몽실 피어나와 지금도 필자의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인문학적 통찰로 인문학 여행을 하듯, 평생교육의 철학적 사유과 현장으로의 접목이라는 실천의 방식을 만날 수 있었다.
포럼의 슬로건이 시사하듯 학습이라는 화두는 인류의 마지막 남은 숨겨진 보물이었다. 세기의 유네스코 학습보고서인 들로어(Delore)보고서에 밝혀져 있듯이 네 기둥, 즉, 앎을 위한 학습(Learning to know), 행하기 위한 학습(Learning to do), 상생을 위한 학습(Learning to live together) 그리고 존재를 위한 학습(Learning to be)이 각 대륙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그러나 공통의 명제를 공유하며 행해지고 있었다. ‘모두를 위한 학습’이라는 평생학습의 철학이 세계 구석 구석 각 지점에서 발현되고 있었다. 모습과 말과 피부색은 달라도 아시아, 미주, 남미, 유럽,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대륙 모두 각자의 ‘다르지만 같은’ 방식으로 삶과 학습과 성장을 연계시키는 철학들을 ‘따로 또 같이’ 구동하고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속에, 예외 없이 6대륙 모두에, 평생학습의 철학을 지키고 키워가는 무수히 많은 ‘사람(People)’들이 있었다. ‘혼을 담은 사람들’, 각 분야에서 ‘다른 다움’으로 승부를 거는 색을 달리하는 무수히 많은 ‘사람’이라는 보물이 있었다. 그들이 있어 평생학습이 가능했었다. 그들 덕분에 평생학습은 세상을 바꾸는 힘이고 세상을 밝히는 빛이 될 수 있었다. 그들의 역량과 달란트와 열정, 관계와 ‘이끔’의 역동성 덕에, ‘비타민’같은 그들의 에너지 덕에, 학습 세상은 이렇듯 밝게 빛날 수 있었다.
인디언의 잠언집과 아프리카의 속담 중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지혜로운 말이 전해져 온다. 서로가 강점을 공유하고 약점을 보완해 줄 수 있는 ‘함께 하기’ 전략을 다시금 세계 포럼의 동학(同學)들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역시나 답은 ‘사람’에 있었다. 세계평생학습포럼이 내게 준 가장 큰 교훈은 바로 그 ‘함께 하는 사람들’의 소중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