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한다. 소신도 없다. 사안이 발생했을 경우 전적으로 엄마에게 의존한다. 물건을 살 때나 음식 메뉴를 정할 때도, 취업도, 연애도 심지어 결혼도 엄마에게 묻고 그 결정에 따른다. 마마보이의 전형적인 모습들이다. 조금은 심한 듯 보이지만 우리주위엔 이런 어린이와 청소년, 성인들이 부지기수다.
마마보이를 만드는 일부 엄마들을 ‘헬리콥터맘’이라고 부른다. 아이들이 성장해 대학에 들어가거나 사회생활을 하게 되어도 헬리콥터처럼 아이 주변을 맴돌면서 온갖 일에 다 참견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심한 경우에는 평생을 자녀 주위를 맴돌며 자녀의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발 벗고 나서며 과잉보호한다. 사회인이 되어 취직을 하게 되어도 자녀의 경력관리에 나서고 부서 배치를 조정하려고도 한다. 일부는 반항심리가 발동, 사사건건 부딪치지도 하지만 대부분 엄마의 매뉴얼에 순응해 의존하게 된다고 한다. 이런 자녀들은 독립적 생활을 못하고 부모의존도가 높은 캥거루족이 되거나 성인이 되어도 사회에 적응 못하는 피터팬 증후군을 겪기도 한다. 심리학자들은 이런 현상을 자녀와 부모 모두 각자의 심리적 독립을 이루지 못한 분리불안 장애에서 비롯된 것이라 지적한다.
비슷한 용어로 티처보이도 있다. 선행학습과 족집게 과외 등에 길들여진 의존형 학생을 가리키는 말로, 학원이나 과외에 의존하여 혼자서 공부하는 능력을 상실한 학생이란 뜻이다.
그러나 변하는 게 세상인가 보다. 넘쳐나는 각종 어플리케이션이 ‘마마’를 대신하고 있어서다. 사소한 신변사항은 물론이고 직업과 차량선택, 연애에 이르기까지 원하는 것이면 모든 것을 제공하는 덕분이다. 자신의 주관보다는 ‘앱’이 결정해 주는 대로 선택하는 새로운 의존형 인간이 늘고 있는 것이다. 독일 심리학자 올리버 예게스는 이들을 ‘결정장애 세대’라 분류하기도 했다.
최근 이러한 현상에 대해 부모 영향도 적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다시 말해 부모의 과도한 개입 아래에서 자라면서 ‘선택의 경험’이 부족해 성인이 돼서도 스스로 중요한 결정을 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변하는 세태 치고는 조금 씁쓸하다.
/정준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