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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속담에 ‘세 치 혀가 몸을 베는 칼’이라는 말이 있다. 혀를 잘못 놀려 큰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허다함을 빗댄 말이다. 누구보다 말의 위력을 잘 알았던 중국 오나라 명재상 풍도(馮道)은 구시화지문(口是禍之門:입은 재앙이 들어오는 문이고) 설시참신도(舌是斬身刀: 혀는 제 몸을 베는 칼이다) 폐구심장설(閉口深藏舌: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어 두면) 안신처처우(安身處處宇: 가는 곳마다 몸이 편안하리라)라며 말조심 하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사자성어엔 말조심에 관한 내용이 많다.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도 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사불급설(駟不及舌),발 없는 말이 천 리 간다는 언비천리(言飛千里), 담에도 귀가 달려 있으니 말을 삼가라는 이속우원(耳屬于垣), 땀이 몸속으로 들어갈 수 없듯 한 번 내린 명령은 취소할 수 없다는 호령여한(號令如汗), 나쁜 소문은 세상에 빨리 퍼진다는 악사천리(惡事千里) 등등. 공연히 안 해도 될 쓸데없는 말로 남의 원한을 사거나 원망을 부르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교훈들이다.

그러나 어디 말을 안 하고 살 수 있나. 그래서 생겨난 말이 ‘가려서 하라’인가 보다.쉽지 않은 일이지만 이를 지키지 못해 낭패 보는 사람 또한 부지기수다. 정치 및 공직에 있는 사람은 더하다. 말 한마디의 잘못으로 평생 쌓아온 부와 명예를 하루 아침에 잃어버리기도 한다. 물론 말이란 이런 역기능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말 한마디가 격려가 되고, 희망이 되고, 감동을 주어서다. 그래서 구시화복문(口是禍福門). 즉 잘못 쓰면 입이 화문이지만 잘 쓰면 복문이라는 말도 생겨났다.

어제 ‘국민공감 말 선정위원회’가 2015년 상반기 국민을 위로하고 분노시킨 말 중 최고의 말과 최악의 말을 각각 10개씩 선정해 발표했다. 그중 최고의 말은 삼성서울병원간호사 들이 한 ‘우리는 끝까지 환자 곁에 있을 겁니다’였고 최악의 말은 국민안전처 관계자의 ‘300만 명 전염돼야 비상사태’라는 말이었다고 한다. 메르스라는 국가적 비상사태에서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킨 이들이 보여준 책임감 있는 모습과 정작 책임이 막중한 관계자의 무책임한 모습, ‘말의 양날’처럼 극명히 대비된다.

/정준성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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