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오후 경기도립의료원 수원병원에 입원했던 마지막 메르스 확진환자가 퇴원했다. 이제 도내 병원에서 메르스 치료를 받는 확진환자는 단 한명도 없다. 이 환자는 지난 6월 21일 수원병원에 입원했는데 이달 6일 이후 여러 차례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으며, 11일 이후엔 메르스 증상이 전혀 나타나지 않아 13일 퇴원했다. 구리카이저병원에서 수원병원에 이송됐던 격리자 19명 가운데 마지막 1명도 격리기간이 끝나 13일 구리카이저병원으로 옮겼다. 이에 따라 메르스 중점치료센터인 수원병원은 다음 월요일부터 재개원 할 계획이다.
아직 메르스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아 안심할 수는 없지만 그동안 의료진과 관계 공무원, 사회와 격리됐던 환자나 의심환자 모두 고생 많았다. 특히 메르스환자나 의심환자가 다녀간 병원들이 입은 직·간접적 피해는 막대했다. 서울서 치료 받던 메르스 환자가 다녀감으로써 내원·입원환자가 뚝 끊긴 수원의 한 병원 원장은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의 월급을 걱정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메르스로 꽁꽁 얼었던 경제도 점차 풀리는 것 같고 생활도 일상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그러나 재개원하는 수원병원은 음압병동을 운영하는 등 메르스 중점치료센터 기능을 유지하기로 했다. 만사에 조심해서 나쁠 일은 없기 때문이다.
이번 메르스 사태로 우리의 안전망이 얼마나 허술한지 느낄 수 있었으며,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교훈을 얻었다. 앞으로 눈 가리고 아옹식의 미온적인 대처를 해서는 안된다. 더 강력한 감염 질병이 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로 올해 홍콩 독감이 발생했는데 이 독감 바이러스로 인해 홍콩에서 560여명이나 사망했다고 한다. 따라서 다중에 전염되는 감염병을 예방하고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이에 대해 박원순 서울시장은 감염환자를 공공병원이 치료하고 격리할 수 있도록 감염 전문 병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메르스 사태에서 느낀 것이지만 감염전문 병원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리고 이 병원은 공공병원이어야 한다. 이익을 추구하는 민간병원으로서는 무리다. 아울러 전기한 것처럼 메르스 같은 새로운 감염병이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높으므로 대형 병원은 물론이고 지역의 중·소병원에도 감염관리 전담인력을 배치해야 한다. 정부가 감염병 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런 일들을 하는 게 옳지만, 안된다면 각 지자체라도 나서서 적극 대처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