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절기로 접어들면서 112신고 출동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되어 일선경찰관들이 신고처리에 허덕이고 있다. 지난 금요일에는 인천청에서 접수되는 신고건수가 4천여건에 달했고 내가 근무하는 연수서에는 260건에 달해 계속 새로운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 그 신고접수내용을 살펴보면 신고건수의 약 44%가 긴급한 범죄신고가 아닌 단순상담안내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무분별한 신고가 계속 증가일로에 있다는 것이다. 경찰이 관여하기 않아도 되는 일을 경찰이 개입해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심리가 작용해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아니면 어디에 신고해야 되는지 몰라서일까?
지방자치단체에서 처리해야하는 신고는 인천의 경우 인천시청에서 운영하는 미추홀 콜센터(국번없이 ☎120)에 하면 된다.
예를 들면 PC방 흡연단속 요청 신고, 주정차단속신고, 도로정비관련 신고 등이 이에 해당된다. 또한 운전면허 교통행정 등 일반적인 경찰상담 내용인 경우는 182로, 학교폭력 관련신고는 117로 하면 상담전문요원들에 의해 친절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잘못된 112신고에 대한 관행을 바로잡지 못한다면 112신고는 머지않아 포화상태에 이르러 업무는 마비되고 불필요한 일들을 처리하느라 경찰력 낭비가 심화됨으로써 범죄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한 경찰의 112 운영이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에 경찰은 올바른 112신고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다음 달부터 전방위적인 대국민 홍보활동을 하기에 이르렀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112의 본연의 모습을 만들어 나가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112는 범죄피해자와 위급한 상황에 처한 이들을 위해 우선적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것을 국민들이 인식할 때 우리 경찰은 좀 더 범죄예방과 검거에 집중함으로써 전문화되어가는 범죄를 제압할 수 있는 동력을 회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