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은 우리나라와 사촌쯤 되는 국가다. 국민 대부분이 몽골리언이어서 피가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에서 한-몽 관계는 그렇게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었다. 비록 인조의 물정모르는 정책에서 비롯된 것이긴 하지만 몽골은 조선시대 우리나라를 침략해 수많은 인명을 살상하고 국토를 초토화시켰다. 인조는 삼전도의 치욕을 온몸으로 겪었다. 몽골은 공녀를 요구했고 고국에 돌아온 여인들은 ‘화냥년(還鄕女)’이 됐다. 그러나 역사는 흐르고 아시아와 유럽을 호령했던 몽골제국의 영광은 한바탕 꿈이 됐다. 징기스칸의 후예들은 지금 거친 황무지와 같은 삶속에서 과거의 영광을 누리지 못한다.
대신 대한민국은 일제 강점기와 전쟁을 거쳤지만 지난해 종합국력이 G20국가 중 9위로 상승하는 놀라운 성장을 이뤘다. 이는 한반도선진화재단의 발표로 2009년 13위였던 한국의 국력이 지난해 9위로 4단계 상승한 것이다. 종합국력은 5년마다 발표하는데 G20 국가들을 국방력, 정보력, 경제력, 교육력, 과학기술력, 정보력, 국정관리력, 정치력, 외교력, 문화력, 사회자본력, 변화대처력 등 총 13개 지표와 120여 가지의 세부지표로 측정하고 있다. 한 국가의 핵심이익을 실현하기 제반조건을 종합적으로 확보 및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한국에 대한 몽골의 인식은 나쁘지 않다. 무지개가 뜨는 나라란 뜻인 ‘솔롱고스’다. 한국은 최근 몽골에 여러 부문에 많은 지원을 해주고 있다.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것이 수원시로 2011년부터 울란바토르에서 동남쪽으로 40㎞쯤 떨어진 에르덴솜 지역에 사막화와 황사방지를 위한 ‘수원시민의 숲’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곳에 2016년까지 10만그루의 유실수를 심어 환경을 보호하고 잼과 음료를 만드는 시설도 건립해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겠다는 훌륭한 계획이다.
경기도는 스마트교실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남경필 지사가 지난해 도지사 취임 후 펼치는 경기도 특화 사업으로 몽골 학교에 전자칠판, 태블릿PC, 무선네트워크 등을 갖춘 멀티미디어 교실을 구축하고 디지털 교과서 콘텐츠와 한국어 교수법 등을 전수하고 있다. 남지사는 지난 17일 오전 몽골 울란바토르시 칭길테구에 위치한 몽골 ‘23번학교’ 스마트교실 준공식에 참석해 앞으로 몽골 모든 학교에 스마트교실이 지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두 나라의 미래를 위한 매우 훌륭한 투자다. 경기도와 수원시의 지원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