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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새 우편번호

“누나! / 이 겨울에도 / 눈이 가득히 왔습니다. / 흰 봉투에 / 눈을 한줌 넣고 / 글씨도 쓰지 말고 / 우표도 붙이지 말고 / 말숙하게 그대로 / 편지를 부칠가요? / 누나 가신 나라엔 / 눈이 아니 온다기에.” 민족시인 윤동주의 ‘편지’라는 시다. 누나를 잃은 슬픔을 표현한 이 노랫말처럼 받는 사람은 있어도 보낼 주소가 없는 편지를 ‘하늘나라로 보내는 편지’라 부른다. 사무치는 그리움을 담아 보내는 편지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단원고 학생들에게도 수많은 국민들이 이 같은 편지를 띄웠다.

하늘나라만 주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구상에도 주소가 없는 곳은 많다. 제대로 된 주소가 없기로 유명한 곳은 브라질의 빈민가 ‘호씽야’라는 곳이다. 약 7만 명이 살고 있지만 미로 같은 골목으로 이뤄진 탓에 제대로 된 주소가 없다. 때문에 택배는 물론, 편지를 받는 것도 불가능하다. 따라서 마을 입구에 우편물 공동 집하장을 곳곳에 설치해 놓고 사람들은 그곳을 통해 자신에게 온 우편물을 수시로 확인한다고 하니 문명 속 오지나 다름없다. 세계엔 이처럼 주소가 없는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4억 명에 이른다고 한다.

우편물과 주소는 밀접한 관계다. 하지만 사실, 주소는 우편물보다는 우리 인간이 생활하는 데 있어서 더 불가분의 관계며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인간생활의 근거가 되는 곳을 주소라 한다’고 민법에서 규정해 놓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과 개인은 물론 개인과 국가를 비롯한 학교, 회사 등등 일상생활에 관계되는 모든 기관과의 서류 소통도 주소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법에서 정하는 주소의 실효성도 매우 크다.

편지 등 일반 우편물뿐만이 아니라 ‘법적인 구속력을 갖는 서류’의 소통에 이처럼 중요한 주소를 보다 빠르게 찾고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우편번호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 7월 1일 첫 시행됐고 1990년 한 차례 개편했다. 이런 우편번호가 25년 만인 오는 8월 1일 새롭게 바뀐다고 한다. 그러나 벌써부터 말이 많다. 아직 낯선 도로명주소와 연계 된 번호여서 그렇다는 것인데 국민들이 헷갈리지 않으려면 한참 걸릴 것 같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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