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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야반도주하듯이(양봉일지7)

 

야반도주하듯이(양봉일지7)

/이종만



벌은 야반도주하듯이 옮겨야 한다

남의 것 떼어먹고 도망치는 사람처럼

그러나 나는 꽃 속에 사는 사람

꽃 속으로 떠나야 하는 사람이다

벌통을 옮기는 정해진 날이 없다

점심 먹다가도 꽃 피었다는 소식이 오면

첫 별 머리에 이고 어둠 속으로 스미듯 달려간다

어떤 날은 구름을 읽고 서둘러 떠나기도 한다

여기는 남쪽 바람은 남은 아카시아 꽃을 떨군다

충청도 아카시아 꽃이 급히 오라는 전갈이 왔다



-이종만 시집 ‘오늘은 이 산이 고향이다’ 에서

 



 

 

 

자연의 개념을 인간적 측면에서 좀 더 세부적으로 해부해 본다면 하늘은 정신이요, 산은 육체가 되며 강과 바다는 어머니의 양수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종만의 시를 읽다보면 독자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 자연 속으로 푹 빠지게 된다. 그리고 한동안 꿈꾸어 왔던 자기만의 유토피아를 만나게 된다. 태양, 별, 산, 강, 바다, 섬을 만나고 꽃, 풀, 비, 구름, 새벽, 아침, 뱀, 벌 등 다양한 식구들을 만나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천국도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정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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