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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소통의 재구성

 

속도를 섬기며 사는 시대다. SNS나 인터넷을 통해 앉아서 세계 각국을 구석구석 누비며 속도의 변신을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고, 움직이는 언어를 통해 존재를 드러내고 반응하며 응대한다. 그 중 숫자는 그 자체로 체계화된 약속이며 정돈된 소통이다. 우체국도 이번에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우편번호가 2015년 8월1일부터 6자리에서 5자리로 바뀌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우편번호가 처음 사용된 것은 1970년 7월1일이다. 1959년 10월 영국에서 처음 사용된 우편번호는 아시아에서는 일본(1968년 7월), 대만(1970년 3월)에 이어 우리나라가 3번째, 세계적으로는 15번째로 도입했다. 최초 우편번호는 다섯자리로 집배우체국별로 부여됐다. 이후 1988년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여섯자리로 개편됐고, 이번에 국가기초구역을 기준으로 다시 다섯자리 번호로 바뀌는 것이다.

도로명 주소 시행(14.1.1)과 더불어 도입된 국가기초구역에 부여된 다섯자리 국가기초구역번호는 소방·경찰·통계 등 각종 국가업무에 공통적으로 쓸 수 있게 만들었다. 새 우편번호의 경우 앞 세자리는 특별(광역)시·도와 시·군·자치구를 의미하며 뒤 두자리는 해당 시·군·자치구 내에서 순차적으로 부여한 일련번호로 구성된다.

새 우편번호를 사용하면 집배원의 배달경로의 최적화로 우편물이 좀 더 신속 정확하게 배달되어 우편서비스가 개선된다. 모든 공공기관이 동일한 구역번호를 사용하므로 위치 찾기도 쉬워진다. 도로명 주소에 맞게 부여된 새 우편번호의 사용이 한동안 곳곳에서 불편함을 유발시킬 수도 있지만 차차 익숙해져 갈 것이다. 이를 통해 공공기관 간 소통이 원활해져 국민들의 편익도 증진될 것이라고 하니 약간의 불편함은 새로운 길로 가는 예행연습으로 봐주는 애교도 필요할 것 같다.

우정사업본부는 이미 새 우편번호가 차질 없이 사용될 수 있도록 우편물자동화 구분장비와 정보시스템 전환준비를 완료했다. 또한 새 우편번호가 빠르게 정착될 수 있도록 2천80만 전 세대에 우편번호 변경안내문을 2회 발송했고 전국의 각 우체국에서 새 우편번호를 알리는 길거리 캠페인 등 다양한 홍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최첨단의 길을 달리면서도 아직도 아날로그적 집배업무는 디지털시대에 동승할 수 없다는 점이 못내 안타깝다. 하지만 편지나 등기, 소포 등은 아름다운 추억과 더불어 주고받는 情에 대한 향수의 진원지다. 모세혈관처럼 얽혀있는 골목을 조금이나마 정확하고 신속하게 情의 문화가 배달될 수 있다는 게 더욱 반가울 뿐이다.

새 우편번호는 현행 우편번호와 병행사용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몇 가지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기존 제작된 6자리 우편봉투, 엽서 등은 마지막 칸을 공란으로 두어야 규격우편물로서 계속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현행 6자리 우편번호를 사용해도 우편물 배달은 가능하지만 다량우편물 발송의 경우 요금감액 적용이 안 된다.

새 우편번호 책자 발행은 7월 중 창구 비치용으로 발행 예정이지만 고객 배부용 우편번호는 발행하지 못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고객배부용 우편번호 책자 미발행에 따른 국민들의 우편번호 검색에 대한 불편함이 없도록 온·오프라인 상에서 다양한 검색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기업대상, 광고매체 활용(방송·신문·잡지·대중교통-KTX, 지하철 등), 지역신문 기고 등 다양한 방법과 우체국 창구를 통해 적극적으로 홍보 중이기도 하다.

나라마다 언어가 다르지만 표정만큼은 공통된 언어이듯이 새 우편번호의 사용은 국가가 약속한 공통된 표정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도시가 사람을 만들고 사람은 도시를 만든다.”고 한다. 촘촘한 골목길을 새 우편번호가 시원하게 뚫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간편하고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새우편번호가 우리의 생활을 더욱 스마트하게 변모시킬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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