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론, 문송, 지여인’. 요즘 청년 취업시장의 3대 신조어라고 한다. 뜻을 살펴보면 ‘인구론은 인문계 구십 퍼센트가 논다’고, ‘문송은 문과여서 죄송합니다’이며, ‘지여인은 지방대에 다니는 여자 인문대생’이라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TV프로그램은 물론 신문과 인터넷 등에선 ‘로그파일, 빅브라더, 빨대족, 골드파파, 안여돼, 찍퇴’라는 말도 공공연히 사용된다. 국민들은 과연 이러한 신조어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따로 설명해 주지 않으면 대부분 이해하기 힘든 것들이며 들어도 ‘뭔 소리여’가 먼저 나오기 일쑤다.
신조어가 생겨나는 원인은 전에 없던 개념이나 사물을 표현하기 위한 필요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있던 개념이나 사물일지라도 그것을 표현하던 말들의 표현력이 감소되었을 때, 그것을 보강하거나 신선한 새 맛을 가진 말로 바꾸고자 하는 대중적 욕구에 의한 것도 있다.
최근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신조어에 대한 흥미로운 조사결과를 발표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샀다. 재단이 발행한 ‘미디어 신문맹: 국민의 신조어에 대한 인식 및 수용행태’에 따르면, 미디어에서 사용되고 있는 신조어 100개를 4개 분야(정보통신, 사회·시사, 유행어, 은어·속어)로 나눠 이해 정도를 조사한 결과, 전체 평균 45.1%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 이는 다시 말해 신조어에 대한 인지도가 매우 낮아 웬만한 국민들은 TV 뉴스나 신문기사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를 분야별로 구분해 보면 유행어에 대한 인지도가 58.7%로 가장 높았고 그 뒤를 이어 정보·통신 분야 48.8%, 은어 및 속어 41.8%, 사회·시사 분야 31.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신조어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생기는 불편함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52.7%가 인터넷과 SNS 등을 이용할 때라고 했으며 TV를 시청할 땐 41.3%, 신문을 읽을 땐 35.2%라고 답했다는 것. 비록 성인 남녀 10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어서 결과가 제한적이긴 하지만 앞으로 점점 더 신조어 문맹자가 늘어나지 않을까 염려된다.
/정준성 주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