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통산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가는 박경수(31·케이티 위즈)의 비결은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나서는 타격 자세에 있었다.
26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만난 박경수는 “올해는 의식적으로 초구를 노린다. 예전엔 공을 많이 보는 역할이었는데 지금은 적극적으로 타격을 하려고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박경수는 LG 트윈스 시절 공을 오래 보면서 작전 수행 위주의 타격을 하는 타자에 가까웠다.
그런데 올해 자유계약(FA)으로 케이티에 오고서는 중심 타순, 그중에서도 타점 생산을 맡아야 할 5·6번에 집중적으로 배치되면서 일단 공을 쳐 내는 것이 중요해졌다.
환경의 변화는 2003년 프로 데뷔 후 11년간 숨겨왔던 타격 재능의 대폭발로 이어졌다.
초구나 2구째에 타격을 하려면 일단 투수의 성향을 분석해 어떤 공이 오리라는 확신을 하고 타석에 들어가야 한다.
박경수의 올 시즌 초구 타율은 0.389(36타수 14안타), 2구 타율은 0.439(57타수 25안타)로 파괴적인 수치를 자랑한다. 노림수가 확실하게 들어맞으면서 박경수는 자신의 타격 역사도 완전히 새로 쓰고 있다.
시즌 전체로 봐도 타율 0.293, 19홈런, 58타점, 64득점 등으로 모두 개인 최고 기록이다. 다만 최근엔 조금 변화를 줬다고 한다. 박경수는 “요즘은 이상하게 노려서 제대로 쳐도 안타가 잘 안 나오더라”며 “의식적으로 공을 1∼2개 정도는 보고 치는 식으로 한 박자 늦췄다”고 설명했다.
박경수는 3구 0.340, 4구 0.329로 네 번째 공까지는 모두 타율이 3할대다. 박경수는 “원래 시즌 전 경기 출장이 목표였는데 담이 오는 바람이 실패했다”고 아쉬워하며 “일단 홈런을 1개 더 치고 싶다”고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