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에서 가장 큰 문제는 소통했다는 착각이다.” 영국 극작가 조지 버나드 쇼의 말이다.
조직의 리더, 특히 가장 기초적 단위의 가정에서 리더인 아버지들에게 가족간 소통에 대해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은 어떨까? SBS에서 방영중인 ‘아빠를 부탁해’는 평소 알고는 있지만 애써 외면하고 있던 가정 내 ‘불통’의 심각성을 그대로 보여준 프로그램으로 이 시대 아버지로 대표되는 연예인과 그들의 딸 사이 서로의 행동과 생각을 알 수 없어 좌충우돌하는 일상이 담겼다. 시청하는 내내 씁쓸한 웃음으로 공감하는 이유는 침묵이 미덕이고 남녀는 겸상과 나란히 걷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던 엄격한 유교사상이 조선시대 600여년을 관통해온 까닭이리라.
이렇듯 가장 기초적인 사회 구성망이라 할 수 있는 가정에서의 소통 단절은 신체로 비교하면 소위 말초신경 혈액순환 장애라 할 수 있을 것이며, 그로 인해 몸의 신경망이 정상 작동하지 않아 마비증상을 일으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한편, 무관심뿐 아니라 지나친 통제와 간섭도 소통 단절의 원인이 되어 자녀는 마음의 상처를 입고 은둔하거나 일탈에 빠지기도 한다. 한번 깊어진 상처의 골은 아물고 회복하려면 몇 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기에 평상시 소통의 생활화가 더욱 중요하다.
기업에서도 소통부재 현상이 비일비재하여 불통의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그 중 국내기업 시총순위 2·3위인 현대자동차의 정의선 부회장은 수입차의 판매확대에 의해 점차 하향세를 보이는 내수시장 부진 원인을 제품력이 아닌 소통부재로 지목, “내수 점유율 70% 확보 위해서는 고객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라”고 특명을 내려 무엇보다 고객과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이자 ‘세계를 움직이는 리더는 어떻게 공감을 얻는가’의 저자 빌 맥고완은 그의 책에서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가는 사람들이 갖춘 공통된 특징으로 공감과 소통, 설득을 통해 사람들과 관계 맺기를 잘한다는 점을 소개했고 모두 면대면 커뮤니케이션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는 사실을 담아냈다.
리더는 항상 조직 구성원에게 소통의 채널을 열어두고 많은 이의 얘기를 경청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리더의 권위적 태도와 관료주의적 조직문화는 소통을 가로막아 그 예로 첫째, 자신만이 옳다며 황소고집을 피운다. 둘째, 귀를 닫고 주위 의견을 묵살한다. 셋째, 결과가 나쁘면 더 고집에 집착한다. 이 같은 리더는 정보 흐름을 차단하고 조직을 망가뜨린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금까지 우리는 일방적인 지시와 통제에서 벗어나 양방향 소통을 강조했다. 다가올 미래사회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이런 양방향보다 진보된 다방향 소통을 지향할 때다.
이같은 다방향 소통은 청렴을 기본가치로 두고 소통과 공유의 방법을 다각화 해 정보흐름의 기본인 마음을 상하좌우 구분없이 여는 데서 출발한다. 자유로운 대화 채널를 통해 위로부터의 수직적 상명하복이 아닌 싫은 소리, 반대의견, 다른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 다양한 정보가 교류되는 소통의 바다를 만들어야 청렴한 조직 생태계가 조성된다. 닫힌 조직은 고인 물과 같이 생명력을 갖지 못한다. 진정한 소통공유만이 청렴한 조직으로 거듭나 또 다른 세계와 소통하는 선순환을 이뤄 성장하는 모델을 만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