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지체(cultural lag) 현상이란 미국의 사회학자 오그번이 ‘사회변동론’에서 주장한 이론으로, 급속히 발전하는 물질문화와 비교적 완만하게 변하는 비물질 문화간에 변동속도의 차이에서 생겨나는 사회적 부조화 현상을 말한다.
본인이 근무하는 지구대는 밤마다 화려한 네온싸인이 켜지는 유흥가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는 인덕원역 주변에 위치해 늦은 밤이면 거리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현장에 출동해 보면 거의 술에 취해 위험한 차도 옆이나 갓길 주차장에서 깊은 잠에 빠져 좀처럼 일어나지 않으며, 어렵게 깨워 집으로의 귀가를 권하면 어떤 주취자들은 갑작스럽게 주먹을 날리면서 달려드는 등 예기치 않은 상황에 이르는 경우가 많을 뿐 아니라 도움을 주려는 경찰관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심한 욕설을 하는 경우를 접하게 된다.
미국의 독립기념일에 맞춰 개봉하는 영화를 보면 외계인의 침략이나 지구의 위기에 맞서 세상을 구하는 것은 항상 미국시민이다. 이는 미국의 지배에 의해 세계의 질서가 유지되는 상황을 함축적으로 표현하는 ‘팍스아메리카나’라는 자부심이며 애국심의 원천인 것이다.
‘로보카 폴리’라는 애니메이션은 모든 어린이들이 순찰차와 경찰관에게 손을 흔들게 만들었고, ‘암살’이라는 항일영화 한 편이 순국선열의 희생정신을 일깨웠으며, ‘베테랑’이라는 정의로운 경찰영화가 문신을 좋아하던 청년들의 가슴에 경찰관이 되고 싶다는 꿈을 심어 주었다. 이렇듯 영향력 있는 지식인들의 경찰업무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대한민국을 변화시킬 것이다.
경찰 또한 주민들을 위해 밤길 안심귀가 서비스나 문안순찰 등 주민에게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다. 경찰의 친절한 이미지에 어울리는, 공권력에 욕하지 않는 시민들의 의식이 문화지체의 높은 벽을 허물어 버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