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문화·역사의 도시’라고 자랑하는 가장 큰 매개체는 세계인이 인정한 세계유산 남한산성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런 남한산성이 위치한 행정구역인 중부면은 조선시대 당시 지역 내 둔전이 있어 둔전병들이 군악으로 풍물을 쳤으며 둔전제도가 폐지되면서 농악으로 정착했다. 이는 농번기, 중추절, 정월대보름을 맞이하여 마을의 풍년과 안녕, 마을 공동체의 단합을 목적으로 하는 농악으로 변형되어 현재까지 계승·발전되어 이어져 오고 있다. 이 농악은 중부면 광지원리에 속해 있는 옛 고을인 ‘안말(안쪽 끝 동네)’, ‘바깥말(길 건너 바깥에 위치한 마을)’, ‘섬말(광지원교를 건너 섬처럼 떨어져 있는 마을)’ 세 마을에서 주로 정월 대보름날 달집태우기의 일종인 ‘해동화놀이’와 연관되어 지금까지 전승되어 왔다.
광지원리 농악은 정월 초이튿날부터 대보름 전날까지 집집을 돌며 지신밟기(음력 정초에 지신을 밟아 달램으로써 악귀와 잡신을 물리치고, 마을의 안녕과 풍작을 축원하는 민속놀이)를 하고 대보름날에는 주민 각자가 마련한 나뭇단을 한꺼번에 모아놓고 태우는 해동화 놀이를 하며 온 마을이 대보름 행사를 즐길 때 수반되었다. 뿐만 아니라 농번기에는 모심을 때와 김맬 때 논으로 나가고 들어오는 길에 풍물을 쳤고, 그 밖에도 동네의 경사스런 일이나 개인의 회갑연 등에서도 농악이 마을 주민들과 늘 함께했다.
이렇듯 마을의 화합과 번영을 기원하며 발전돼 오던 광지원리의 농악은 주민들의 고령화, 농사과정의 기계화·산업화에 따른 잦은 이주로 주민수의 감소 등 1990년대 말에는 단절될 위기까지 갔었으나, 마을의 해동화 놀이를 부활시키고 이에 따른 마을농악을 지속적으로 계승시키자는 애절한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기 시작되던 중 1997년부터 광주중앙고 학생들이 결성한 풍물패에서 광지원리의 풍물을 배우기 시작하고 광주시에서는 우리 고장의 문화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갖고 지원을 시작하면서 광지원리의 풍물을 복원, 전승하기 위한 노력이 다각도로 진행되게 됐다.
이를 계기로 2009년에 결성된 ‘광지원 농악보존회’에서 광지원 농악의 풍물을 복원하고 발전시키는데 큰 일익을 담당하게 됐으며 특히, 시에서는 광지원리 농악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연구와 발전을 위해 2010년 7월에 ‘시립농악단’을 창단하게 됐다.
지난 5년 동안 광주시립광지원농악단은 광주남한산성문화제, 순천국제정원박람회, 중국 즈보시 공연 등 크고 작은 축제와 행사에서 총 400여회의 공연을 펼치며 광주시를 대내외에 홍보했다.
특히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에서 내외국인 3천여 명이 관람하는 가운데 화려한 공연을 펼친 것을 비롯해 KBS 전국 노래자랑에 출전해 인기상을 수상하고 상반기 결산 방송에서는 오프닝 무대를 장식하며 농악단의 명성을 전국에 알렸다.
올해에는 매주 일요일 남한산성에서 상설공연을 펼치며, 남한산성 세계유산 등재 1주년을 기념하고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농악의 보존과 계승을 통해 시민들이 함께하는 대중적 공감대를 형성할 것이다. 또한 시민대상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농악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켜 ‘보고 즐기는’ 예술이 아니라 함께 어울리며 즐기는 대중예술로 농악을 승화시킴과 동시에 광지원 농악의 우수성과 광주시를 홍보하는 데 앞장서 광주시가 문화와 예술에 본 고장임을 알려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