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미술관 명칭 문제를 놓고 참 말들이 많았다. 8일 문을 연 시립미술관인 ‘수원시립미술관 SIMA’ 얘기다. SIMA는 ‘Suwon I’Park Museum Art‘의 머리글자다. 미술관 명칭이 말해주듯 SIMA는 현대산업개발㈜이 건축한 아파트 아이파크란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수원시와 현대산업개발이 기업이윤을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취지로 미술관을 건립하기로 협약하고 행궁광장 북측 4천800㎡ 시유지에 3년 여 공사 끝에 완공한 뒤 수원시에 기부했다. 그러면서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이란 명칭을 사용한 것이다.
이에 수원지역 시민단체와 문화예술단체들은 수원시청 앞 기자회견, 서울 현대산업개발 본사 시위, 건축 현장 시위 등을 열고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명칭이 부당하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공공미술관에 재벌기업의 아파트 브랜드 명칭이 사용되는 것을 반대하며 명칭을 재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화기반시설이 기업의 이윤논리에 의해 명칭을 판 것이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미술관 명칭에 대한 시민단체의 반대여론이 강경했음에도 있음에도 지난 5월 수원시의회는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명칭이 들어간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관리와 운영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그리고 반대여론을 감안한 듯 이날 ‘수원시립미술관 SIMA’라는 명칭으로 개관한 것이다. 사실 아파트 브랜드 명칭을 미술관에 사용하는 것이 썩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수원시와 시의회가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러나 300억원 규모의 미술관을 지어 수원시에 기부 채납하는 기업의 청을 모르는 체 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밖에 말 못할 다른 사정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이미 수원시립미술관은 SIMA라는 명칭으로 개관했다. 이젠 명칭보다는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라는 주제의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일부에서는 미술관의 위치선정이 잘못됐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어쩔 것인가. 이제 와서 미술관을 들어내 이전할 방법은 없다. 이날 개관식에서 염태영 수원시장은 “시민들이 쉽게 들를 수 있는 누구나 찾고 싶은 열린 미술관”이라며 “수원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명소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신인 발굴 등 우리도시 인재들이 세계 미술계와 교류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도 수원시립미술관 SIMA가 그렇게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미술 명소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